송악·송산면 47cm로 최고, 군 전체 평균 38cm
군, 늑장대처…제설장비도 제대로 안 갖춰


 



지난 23일~25일 사흘간 당진지역에 내린 8년만의 폭설, 강설량으로는 20여년만에 최대치가 내린 폭설로 주민들은 교통대란에 따른 불편은 물론 접촉사고 등 각종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했다. 8년만의 폭설이긴 하지만 군의 제설장비는 턱없이 부족한데다 비상 제설대책마저 주먹구구식이어서 ‘안일한 당진군 제설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제설작업이 늑장으로 이뤄지다 보니 아직까지 당진지역 곳곳은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힘든 실정으로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은 무릎까지 빠지는 인도를 피해 차도로 다니는 등 차량과 사람이 엉키는 위험한 상황이 속출했다.




30일 현재, 시간이 지나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통행량이 많은 당진읍지역은 다소 소통이 원활해졌으나 통행량이 적은 외곽간선도로와 주택가 도로들은 여전히 결빙 상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제설대책 주먹구구]

우선 당진군의 제설대처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설 연휴가 시작되던 지난 24일 이른 아침, 23일 늦은 밤부터 내린 눈으로 당진군 전 지역은 이미 스키장을 방불케 했다. 벌써부터 총체적인 폭설 대란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 하지만, 당진군은 오후 늦게서야 부랴부랴 공무원들을 비상소집하기 시작했고, 민종기 군수까지 현장에 나와 눈을 퍼날랐지만,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당진군청 부근에서 거주하고 있는 당진읍 A(54)씨는 “이른 아침부터 마을 주민들은 제설작업을 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군 청사 제설작업은커녕 공무원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도 않았다”며 “하도 답답해 군청에 몇 번을 전화했지만 아무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눈이 많이 내리기는 했지만 좀 더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피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재해예방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폭설 경험이 많지 않은 당진군은 적설량에 따라 단계별 제설대책은커녕 전문장비 또한 전무한 상태이다. 눈이 잠시 그친 다음날(25일)에서야 자체보유한 덤프트럭과 포크레인, 그레이더 등 19대만으로 제설작업을 벌였다.




이로 인해 도로 양옆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시내 도로 곳곳은 진흙뻘을 연상케 했으며, 장비부족 등으로 미처 치우지 못한 눈들이 노면에 쌓인 채 이틀째 방치된 상태에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자 도로가 빙판을 이뤄 출근길에 나선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에 접촉사고가 발생하는 등 군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당진군 대부분의 도로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군민들의 대중교통 수단인 시내버스마저 도로 사정이 악화된 지역으로의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특히, 당진읍내 일부 구간을 제외한 전구간의 도로가 결빙상태가 심해 차량들은 사고의 위험을 안고 어려운 주행을 하고 있는 실정, 상황이 이런데도 군에서는 장비가 부족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어쩌다 오는 폭설  ‘장비구입은 예산낭비?’]

이렇게 제설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가장 큰 원인은 당진군의 제설장비 불비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8년 만의 폭설이라고는 하지만, 당진군이 폭설에 망연자실 속수무책인 모습만을 보여줬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번 제설작업에 동원된 장비는 살포기 14대, 제설차량 14대, 덤프 2대, 포크레인 1대, 그레이더 2대가 전부다. 그나마 보유하지 않고 있었던 그레이더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급하게 임대해 사용되어진 것으로 이외에도 전문제설장비인 유니목(다목적제설차량), 로우더는 보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광범위한 군도 제설작업은 군에서 보유하고 있는 덤프 2대로는 어림도 없는 실정이다. 도로 범위가 너무 넓다. 눈만 내리면 늑장제설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군 관계자는 “공무원과 유관기관이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해 주민불편과 사회적 비용이 증가했다”며 “보유하고 있는 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전문 제설장비가 거의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당진군의 제설 보유장비는 타 시군에 비교해봐도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수십년 만에 내린 폭설로 천재지변에 가까운 상황이다. 어쩌다 오는 폭설에 수십억 원이 넘는 장비를 구비한다는 것은 예산낭비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 당진읍 윤모(35)씨는 “공무원 연수, 사회단체 행사비 지원 등 선심성 예산은 매년 빠지지 않고 집행하면서 정작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재난대비를 예산낭비라는 군 공무원의 대답에 어이가 없다”며 “제설장비 확충은 단순한 경제성만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각종 인명 재산피해와 물류비용 증가와 시간지연 등 시민들이 겪어야 할 사회적 비용이 큰 점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당진신문 정윤성 기자 psychojy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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