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연합대책위 둘러싼 해묵은 갈등 재현


 



태안 기름유출사고 피해 배상 관련, 주민대표 및 피해사정인 간담회(이후 간담회)에서 피해배상에 대한 설명이 있은 후 청구 시 국제 기준 준수에 따른 어려움, 연합대책위 구성 등 관련 쟁점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간담회는 지난 22일 군 소회의실에서 충남도 주관으로 열렸으며, 충남도 관계자, 군 관계자 , 3개 피해자 주민단체(당진수협 대책위, 비수산 대책위, 피해민 대책위) 대표, 손해사정인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권희태 충남도 서해안 유류사고 대책지원본부장이 먼저 피해 배상에 대해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어업이나 영업활동을 하다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나 청구가 가능하며, 입증책임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있다고 했다.




또한 허베이 스피릿 선주와 보험회사가 1차적으로 배상 책임을 지나 피해규모가 워낙 커 이들이 지불할 수 있는 한도액인 1,422억원을 초과하므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Fund)에서 초과분에 대한 일정액인 1,794억원을 배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국제유류오염배상기금이 산정한 최대 추정 피해액인 6,013억원 중 1차 책임자와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이 배상할 수 있는 총 금액인 3,216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난 3월 제정한 허베이 스피릿 피해주민 지원 특별법에 의거,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상금 청구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되었으나 사정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피해민은 배상금을 받는 것을 담보로 정부가 대부금을 미리 지급한다고 밝혔다.




의견교환시간에는 철저한 증거주의를 따르는 국제유류오염기금의 기준을 기본으로 하되 증거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득추계 등을 통해 입증 자료를 만들라는 충남도의 견해와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자료확보가 어렵다는 주민대표들의 의견이 대립됐다.



또한 연합대책위를 둘러싼 3개 주민대표들간의 해묵은 갈등이 재현됐다.
지경석 당진수협 대책위 부위원장은 “당진 지역 피해 배상에 대해 계획이 세워졌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권 본부장은 “우리가 결정하는 사항이 아니다. 피해를 입은 사람이 청구하여 국제유류보상기금에서 배상금을 결정하면 이에 따라 지급이 이루어진다. 손해사정법인을 통해 피해민들이 적극적으로 피해를 입증할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안성준 당진수협 대책위 총무는 “12월 7일 이후 어업신고필증을 받은 사람에 대한 배상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라고 질문했고, 권 본부장은 “어촌계 업무구역내에서 실질적으로 업무가 이루어졌는지 여부가 확인되면 지급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문종문 비수산 대책위원장은 “당진군 비수산 관련 피해건수는 모두 1,000건인데 사정결과 900건이 누락됐고, 100건만 신청됐다. 국제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에 요구하여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권 본부장은 “기준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배상관련 쟁점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권 본부장은 효율적인 배상 청구 활동을 위해 연합대책위를 구성할 것을 요청했으나, 주민대표간 고성이 오가는 등 전혀 의견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경석 당진수협 대책위 부위원장이 “당진수협 대책위 소속 어촌계장은 확실히 피해자들을 선정하는데, 타 지역 이장들은 아닌 사람들도 선정하니 믿을 수 없다”고 말하자, 김갑수 피해민 대책위원장은 “그렇게 말하니 어떻게 믿고 연합대책위를 구성할 수 있느냐? 생계유지비 나왔을 때 어떻게 처리했냐?”고 되물었다.




문종문 비수산대책위원장이 “일단 구성하고 국제유류피해보상기금 측에서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면 배상금 수혜 대상에서 제외하면 되지 않겠느냐?”라고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진 듯 보였다.




권 본부장은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나사손해사정(주) 관계자에게 “증거자료가 없으면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모델을 이용해 자료를 만들어 달라. 손해사정법인에서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을 잘 설득해야 배상이 잘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사손해사정(주) 관계자는 “손해사정 시 국내법과 국제 기준에 맞추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최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당진신문 유명환 기자 seagull1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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