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 “요즘에는 지역 행사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지역 행사 일정조차 공개하지 않습니다”

최근 대전지역 지방의원들의 입에서 각 구청을 향해 터져 나오는 공통된 불만의 소리다.

지방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 오면서 현직 구청장들이 내년 선거에서 자칫 자신의 경쟁자가 될지도 모르는 상대 당 의원들의 활동 폭 축소를 위해 각종 행사 일정을 의회측에 배포하지 않거나 막상 행사에 참석해도 인사조차 시키지 않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별로 공식.비공식으로 열리는 행사는 현직 지자체장들에게는 자신의 얼굴을 알리고 자신의 지난 업적을 공개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는 판단에서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사는 결국 지방의원에게도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에서 행사 주최인 구청장의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어 잦은 불협화음이 터저나오고 있다.

일부 구청장들은 막상 행사를 알고 참석한 타당 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준비한 인사말 순서를 빼버리거나 아예 소개 자체를 하지 않는 경우도 빈발하고 있다.

이런 갈등 관계는 대전 5개구청 대부분에서 벌어지는 일반적인 상황으로 특정 구청을 지칭할 수 없을 정도다.

대부분의 갈등 관계에 있는 것은 현직 구청장들이 타당 소속 차기 구청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의원들 상대로 빈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현직 구청장들은 당선 이후 지난 3년동안 나름대로 유권자를 상대로 인지도를 높였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최근 한나라당 자체 인기도가 떨어지면서 재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대전·충남의 지역 정서를 등에 업은 자유선진당이 6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5개를 차지해 조직적인 측면도 선진당을 앞선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해 4.9총선 당시 선거 직전까지 한나라당의 인기도가 선진당보다 높은 지지율을 보였지만 막상 선거 결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경험해본 현 구청장들로써는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모 구의회 A의원은 “최근 들어 일체 지역행사 일정등을 알려주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뒤 늦게 알고 행사에 참여해도 인사조차 시키지 않는다”며 “교묘한 방법으로 의원골탕먹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실명을 밝히기를 거부한 A구 의회 사무부서 직원은 “집행부에서 그동안 제공해오던 각종 구의 공식행사 일정과 각 동사무소의 행사 일정을 최근들어 의회로 넘겨주지 않고 있다”며 “관내 동사무소로 일일이 확인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실정이며 동사무소에서도 잘 알려주지 않아 곤란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C구의 경우 단체장과 의회의장이 서로 다른 정당소속으로 공식적인 구 행사에 의장의 인사말을 의회에 상의도 없이 빼버리는 등 구의 공식적인 행사일정조차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C구 D의장은 구 공식적인 행사에 참석했다 그러나 구청측에서 단체장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장인사말 조차 빼버려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를 행사주관부서에 항의하자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뿐 납득할 만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지방선거를 의식해 의도적으로 의정활동을 방해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C구의 관계자는 "행사 간소화 방침에 따라 인사말등을 최소한 줄이고 있어 오해가 생긴것 같다"고 해명을 하고 있지만 공식정인 구행사에서 의장 인사말 순서등을 의회와 상의도 없이 삭제한 답변으로는 궁색해 보인다.

E구의 경우 “만약 단체장과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지방의원을 인사소개 시키거나 인사말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현장에서 단체장의 노골적인 질책을 받는 등 곤란한 상황을 겪는 일도 다반사”라고 한 고위 공직자는 토로했다.

차기 지방선거에서 자천타천 구청장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는 모 의원은 “행사장에 인사차 들러보면 집행부직원들의 안절부절한 표정을 보면 난감해진다”며 “요즘에는 아예 행사장에 나가지 않는다”며 허탈해하기도 했다.

최근 대전지역 정가에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과의 신경전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전시티저널 안희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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