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부동산 때문에 고민하는 나라는 드물다. 일본, 미국에서는 부동산 폭락 때문에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부동산 불패신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독특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부동산대책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어 왔다. 최근 출간 된 하나의 책이 집요하게 문제점을 파헤쳐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는 20일 오후 3시 서산시문화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여는 서기동 저자(서산발전연구원장)는 ‘오락가락 부동산대책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대책들이 부동산 경제이론이나 조세이론에 부합되는지를 조목조목 짚어보고 공공정책 수립과정에 전문가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필자는 특히 강남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원인을 재분석 했으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가 무엇이 잘못이며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재건축사업과 재개발 방식의 개선 필요성, 품질 좋은 아파트 공급을 위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후분양제도의 정착 등 중요한 부동산대책들을 전직 기술직공무원 출신으로 수십 년 간 실무경험과 경제이론을 가지고 자세히 제시하고 있다.

 

 

# 부동산 가격 급격히 상승, 원인분석이 잘못

이 책은 총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일관성 없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대책을 비판하고 있다.

먼저, 가격상승의 원인분석이 잘못되었다는 것. 병원에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려면 우선 진단이 잘 되어야 하듯이 부동산도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 그 원인분석이 올바로 되어야 좋은 정책이 시행될 것인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신도시 건설은 전국적 차원에서 증가하는 주택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할 수 있으나 강남 등 수도권 일부지역의 아파트 가격상승을 해결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고정성이란 특성을 가지고 있어 수요를 따라 이동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만일 서울에 자동차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면 울산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려 공급할 수도 있고 멀리 떨어진 미국에서 수입하여 공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 강남의 아파트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가격이 오르는 경우는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를 건설하여 강남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재건축도 문제라고 비판한다. 재건축은 신규택지 개발이 어려운 도시지역에서 유일한 공급확대 수단이기 때문에 아파트가격이 올라간다 해서 무조건 규제를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재건축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투기를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분양원가 공개 등의 시행으로 투기소득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강남으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교육제도를 개선하여 자녀교육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하려는 사람들이 없도록 하고 강북 등 수도권지역을 재개발함으로써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 양도차익, 물가상승율이 반드시 공제되어야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수년전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아파트 보유세는 자동차세보다도 작아서 고가의 부동산 소유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보유세를 내도록 세제를 개편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었다.

그런데 참여정부가 만들어 놓은 보유세, 즉 종합부동산세는 너무 과도하여 개인의 연간 소득으로 세금을 낼 수 없는 사람이 속출하였다. 따라서 조세이론에도 맞지 않는 종부세는 폐지하여 재산세로 단일화하고 세부담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말한다.

양도소득세는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소득의 불공평 분배를 완화한다는 측면만을 중요시하여 이를 중과할 경우 일시적으로 부동산 투기 억제에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몰라도 높은 양도세를 꺼려하여 부동산을 팔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물량이 줄고 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양도세는 부동산 경기조절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기술하고 있다. 현재 양도세가 너무 많아 부동산의 거래가 원활히 되지 않으므로 양도세율을 낮추고 특히 양도차익 계산시 물가상승율이 반드시 공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도 말한다. 2002년 초부터 강남 등 수도권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폭등하여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한다는 측과 이를 반대하는 측의 논쟁이 지속되었다. 원가공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분양가 자율화가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으므로 아파트 건설원가가 얼마인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하는 반면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원가공개는 시장원리를 무시하는 것으로 주택공급의 감소를 초래하여 장기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 주장하였다.

결국 저자는 원가를 공개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고 있다. 왜냐하면 부동산은 일반재화와는 달리 개별성이 강해서 아파트의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에 가격이란 정보의 차이가 존재한다. 다시 말해 아파트 공급자는 건설에 소요된 비용을 잘 알고 있으나 수요자는 그렇지 못하다. 따라서 공급자로 하여금 분양원가를 공개토록 함으로써 분양 가격이 적정하게 형성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반값아파트는 서민을 골탕먹이는 제도

후분양제와 반값아파트 문제에 대해서도 말한다. 우리나라 주택의 또 하나의 문제는 아파트 수명이 선진국에 비하여 매우 짧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 건설기술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 아니며 우리의 건설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등과 같이 세계최고라고 주장하고 있다.

왜 그럴까? 저자는 주된 원인은 선분양제의 시행 때문으로 지적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업자는 아파트가 얼마나 튼튼하게 지어졌는지 아닌지를 잘 알 수 있으나 수요자는 잘 모른다. 그래서 아파트 공급자는 아파트의 품질관리에 소홀하게 된다. 그러므로 수요자가 직접 자기가 구매하려는 아파트를 눈으로 직접 보고 확인한 후 고를 수 있게 하면 부실공사를 막을 수가 있는데 이것이 후분양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후분양제의 시행은 너무 당연한 일인데도 시행이 제대로 안 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한다.

반값아파트는 돈 없는 서민을 위한 아파트라고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서민들을 골탕먹이는 제도라고 주장하며 그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부동산 분야만큼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국민들의 관심이 큰 분야도 없을 것이다. 부동산 정책만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통령을 시켜도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동산 정책은 중요하다.

이 책을 쓴 서기동 저자는 국토부 국장 출신으로 부동산, 하천관리 분야에서 전문가로 통한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토대로 정책적인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하는 책에서는 전문가 날카로움이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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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동 저자가 걸어온 길

충남 서산시 인지면 모월리(1952.9) 출생

인정초, 서산중, 서산중앙고(구농림고)졸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졸

미국위스콘신대 대학원졸(환경공학석사)

기술고등고시(1978)

국토부 하천과장, 개발과장, 하천국장(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전)

자유선진당 중앙위원

충청향우회 부총재

서산발전연구원장

서산중앙고 재경동문회장

저서 : 물 관리 어떻게 할 것인가?

오락가락 부동산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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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뉴스 민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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