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자들은 뭘 했나. 부하 직원이 3년간 17차례나 공금을 횡령하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는 말인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서산시 회계시스템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긴 세월 공금을 도둑질하는 것을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서산시 소속 공무원이 3년간 회계부서에서 근무하며 허위 공문서를 만들어 5억8000여만 원을 빼돌렸다. 경찰에서는 이 사건과 관련된 연루공무원이 더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거금인데 공문서 위조 등의 수법으로 횡령한 금액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횡령사건은 여기에서 끝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도 감지된다.
왜 이렇게 구멍이 뚫렸던 것일까. 관련 교육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올해만해도 시청 2청사 전산교육장에서 하루 3시간씩 경리 특별회계 기금담당자 사업담당자 150명 교육이 있었다. 때만 되면 연수도 가고 윤리교육도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드러난 실상은 한심하기 짝이 없는 시스템이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한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5년간 49개 중앙행정기관과 246개 지방자치단체, 16개 교육자치단체, 597개 공직유관단체 등 총 908개 공공기관에서 발생한 비위면직자 점검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직무 관련 부패행위로 인해 면직된 자는 1541명이었다. 소속기관별로는 중앙행정기관이 644명(42%)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공직유관단체 408명(26%), 지방자치단체 379명(25%), 교육자치단체 110명(7%) 순이었다.
이렇게 횡령사건이 터지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다. 우선 상급자들의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왜 이렇게 방치된 것인지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하루 빨리 자체감사 기능을 손질해서 문제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 철저하게 감사기능이 이루어지도록 독립성을 보장하고 정기적으로 외부 감사를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