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책 읽는 마을 만들기- 어떻게 가능할까



학교 도서관이 지역사회에 개방돼 문화센터 기능을 수행하게 하자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책 읽는 학교문화를 만들고 창의력과 폭넓은 사고를 갖춘 학생을 기르기 위해 '독서교육 및 학교도서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일부 초·중·고교 도서관은 학부모 등 주민에 개방돼 지역문화센터나 공공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교과부는 도서관 개방을 신청한 학교에 대해 모두 30억원의 특별교부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학생회원증 하나로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을 모두 이용하는 통합 회원카드를 발급해 도서관에 대한 학생들의 친밀감을 높이고, 교사들의 독서 및 연구활동을 돕기 위해 공공도서관의 '맞춤형 도서대출 택배 서비스'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초등학생의 경우 독서습관 형성을, 중고생의 경우 주제탐구 학습, 과제독서 및 토론학습 등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학교의 독서교육 역량강화를 위해 교사에 대한 연수도 강화하기로 했다. 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 관리자에 대한 연수를 강화하는 한편, 일반 교사에 대해서도 국어, 사서교사만이 아닌 전 교사를 대상으로 독서교육 직무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 연수방식 또한 일방적, 집합연수 형태에서 실천 및 사례공유를 위한 소모임 토론 형태로 바뀐다.

이를 두고 지역 교육계에서는 적극 환영하며 사서교사 확대 등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학교도서관의 기능을 강화하고 학교도서관이 학생들의 진로교육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행적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 충남도내 대부분 학교에 도서관 갖춰져

실제로 충남지역 학교들을 살펴보면 학교도서관이 마을 문화센터가 되기 위한 기반은 갖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각급학교별 도서관 설치 비율은 충남이 초등 97.9%, 중학교 100%, 고등학교 100%를 나타냈다. 충남의 거의 모든 초·중·고교에 도서관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초 93.4%, 중 97.5%, 고 98.0% 등으로 평균 95.1%의 학교에 도사관이 설치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전국에 공공도서관 84개관이 문을 열 전망이다.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위원장 김봉희, 이하 도서관위원회)는 지난 19일 이 같은 내용의 ‘도서관발전종합계획(2009~2013)’ 2010년도 시행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올해 전국에는 공공도서관 84개관, 생활밀착형 작은도서관 103개관이 조성·확충되고 공공도서관 1관 당 봉사대상인구수가 6만2천500여명으로 확대된다.

작년 전국 도서관은 698개관으로 1관 당 6만9천800명이 이용했다. 하지만 올해 총 187개의 도서관이 문을 열게 되면 전국의 도서관은 782개관으로 늘어나고 1관 당 봉사대상인구수는 작년보다 7천300명이 감소한 6만2천500여명이 된다. 이로써 국민의 도서관접근성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 부춘초 도서관, 이미 마을문화생활 중심으로

학교도서관을 주민에 개방해서 동네 문화센터로 만들자는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이미 수년 전부터 앞서나가고 있는 학교가 있어서 주목받고 있다.

바로 서산부춘초등학교다. 이 학교를 4년간 이끌다가 최근 퇴임하는 정헌찬 교장의 주도로 학교 반딧불도서관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책 읽는 마을을 만들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특히 정 교장은 ‘반딧불 도담도담 교실’ 운영으로 학부모에게 육아 해결 및 사교육비 경감, 학생들에게는 학력신장의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에게 학교에 대한 관심과 믿음을 갖게 만들었다.

또한, 정 교장은 기족이 함께 책 읽는 문화를 시도했다. 직장 생활 때문에 책을 읽을 수 없는 학부모와 상대적으로 공공도서관 시설에서 멀어진 지역 주민들에게 저녁 9시까지 도서관을 개방하여 반딧불도서관을 알차게 운영하고 있다.

반딧불 도서관을 찾아 독서하는 가족에게 독서 마일리지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5시 이후 학교도서관을 방문하여 책을 읽는 가족에게 마일리지 포인트를 적립하는 제도이다.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이 제도는 각 분기별로 최우수 가족상과 우수 가족상 및 행운상 등을 시상하여 반딧불이 도서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었다.

부춘초는 이 제도를 통하여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는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 줌으로써 아이의 삶에 책이라는 좋은 친구를 만들어 주고 있다.

전국우수도서관 선정(09년, 3천만원)
학교우수도서관인증학교(08년, 교과부지정)
학교체육우수학교표창(07년, 교육부총리)
국민독서경진대회 최우수학교표창(07년, 문체부장관)
yes24 전국어린이독후감쓰기 단체대상(07년)
독서논술 및 사이버독후감대회 최우수학교(07년, 서산교육장)
초등독서 논술대회 학교 단체상(07-08년, 도교육감)
학교신문 교지우수작 공모전 우수학교(07년, 도교육감)
제3회 전국어린이독서감상문대회 단체우수상(07년, 비룡소)

학교도서관을 주민들의 문화센터로 만들고 책 읽는 동네로 바꾼 부춘초등학교 정헌찬 교장을 지난 20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9년간 교직에 몸담아 온 정 교장은 학교가 주민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인터뷰/ 정헌찬 전 부춘초등학교 교장]===================


# 도서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 현대는 창의력교육의 시대이고 그 핵심은 논술력입니다. 국민소득 2만불 이상 나라에서는 창의력이 있어야 더욱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는데 독서를 통한 논술교육이 그 해답입니다. 어린시절 책을 많이 읽어야 창의력이 길러집니다. 그렇지 않았을 경우 창의력이 없어지고 종합적인 사고력이 양성될 수 없습니다. 독서를 통한 논술력 기르기는 교육의 기초입니다.

# 4년간 독서훈련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나
= 저는 2006년도에 부춘초등학교로 부임하여 4년 동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습니다. 학생 시절에 많은 책을 읽어야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고 훌륭한 사람으로 자랄 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독서를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2008년 우수학교도서관 인증, 2009년 전국우수도서관에 선정되었고 지역문화센터로 지정되어 3,000만 원의 상금을 받는 등 학교의 변화가 주민들까지 변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도서관을 어떻게 야간 개방 했나
= 처음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에 우선 한 달에 한 번만 개방했습니다. 이렇게 해보니 학부모와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서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리고 결국 매일 야간에 개방해서 이제는 부모님들이 학생들과 함께 이용하는 도서관으로 변화된 것입니다.

# 전국적으로 모범사례가 되었다는데
= 우리 학교의 도서관 성공사례를 배우려고 전국에서 몰려왔습니다. 한 번은 인천에서 초등학교 교장들이 대거 견학을 와서 우리 도서관의 운영 노하우를 배우려 노력했던 적도 있습니다. 요즘에 와서 학교도서관이 마을 문화센터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운동이 일어나면서 우리 도서관의 성공사례가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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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전국지역신문협회 서영태 기자
사진/ 서해안뉴스 민옥선 기자



▲ 좌측부터 부춘초등학교 정헌찬 교장, 전국지역신문협회 서영태 대전충남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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