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말하는 김세호 박사



[서해안기획] 지방자치제도 15년, 어디까지 왔나


우리나라 지방자치 15년,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요즘 학계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지방자치 15년 세월을 평가하는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지역을 중심으로 국력을 키우기위한 지방자치의 진로를 진단하기 위함이다.

지난1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과 일본의 지방의원을 초청한 세미나가 열려 지방자치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황선조 생활정치아카데미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이 선진화를 향해 가고 있지만, 정치분야 만큼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정치 선진화와 정치의식 개혁의 출발점이 돼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생활정치아카데미가 미력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지방자치를 중심에 두지 않는 생활정치론이나 지역문제를 중시하지 않는 민생정치론은 중앙집권적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지방정치 및 지방자치를 바로 세우는 것이 민생을 살리기 위한 생활정치의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지방선거를 범시민적 공동학습과 주체적 참여의 생활정치 문화의 광장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기초 및 광역 지자체별 생활정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에노 히로아키 의원은 "앞으로의 시대는 듣기에 좋은 `생활중시', `인권중시' 등의 달콤한 말로 국민을 접하는 게 아니라 `자립과 자기책임', `자조노력'에 의거한 사상철학을 갖고 지역정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한목소리로 국가발전을 위해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역문제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 비리로 얼룩진 지자체, 지방자치 위기 

15년째를 맞는 우리고장 지방자치제도는 순탄한 항해를 하는가.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대표적으로 지방자치 문제점이 노출된 곳이 홍성군이다. 역대 자치단체 비리 규모 중 최대 사건이 충남 H군에서 터져 지역사회 전체가 큰 혼란에 빠졌다.

한두 명도 아닌 108명의 공무원들이 연루됐다고 하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다. 이쯤되면 웬만한 동료들도 다 알만한 일이었다고 판단되며 군청 공무원사회가 동조했거나 묵인했다고 볼 수밖에 없었고 이를 감사해야 할 의원들은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무엇을 했느냐며 지탄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상급자들까지 상납을 받는 비리구조가 지속돼왔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예산을 빼돌린 부하 직원한테서 다달이 50만원의 활동비를 받은 과장급 공무원 2명과, 동료들의 불법행위에 협조한 공무원 등 모두 65명을 징계하도록 홍성군에 통보했다는 것이다. 부하직원이 빼돌린 예산을 상급자가 상납 받고 동료들의 불법을 알면서 협조하는 거대 비리집단이 바로 H군청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거대한 비리집단으로 전락한 원인은 최고지도층의 도덕적 타락이 컸다.  이곳 전 군수가 버스공영터미널 이전과 관련해 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10일 대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과 추징금 5000만원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지도자부터 썩어 있었기 때문에 암암리에 부하 공무원들에게까지 도덕적 불감증이 퍼져나갔던 것이다.

이번 사건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납품비리의 끈이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H군청의 비리 공무원들은 각 과의 서무 담당자가 돈이 필요할 때마다 업체로부터 사무용품을 사들인 것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꾸며 재무과 경리 담당자로 하여금 납품업체에 대금을 지급하게 했다. 그 다음엔 납품업체로부터 물품대금 가운데 세금 명목의 20~25%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몰래 돌려받았다. 이런 수법이 가능했던 이유는 해당 납품업체가 2대에 걸쳐 수 십 년 동안 독점적으로 군청에 물건을 공급해와 군 공무원들과 밀착돼 있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서산시청 직원이 3년간 17차례나 공금을 횡령하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던 것도 대단히 경악스러웠던 사건이었다.

한 공무원이 3년간 회계부서에서 근무하며 허위 공문서를 만들어 5억8000여만 원을 빼돌렸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도 거금인데 공문서 위조 등의 수법으로 횡령한 금액이 훨씬 많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지방자치제도 시행 15년이 되었지만 현재 자차단체에서는 부정부패가 사라지지 않고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다.

지방자치제도가 나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가. 이렇게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필요하다. 지난 20일 한서대학교 행정학과에서 이 분야 전문가로 통하는 김세호 행정학박사를 만나 지방자치 행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 박사는 사회과학분야인 사회복지, 지방자치 그리고 행정학을 전공했으며 행정학 분야인 현대사회와 행정 그리고 리더십에 대하여 강의하고 있다. 다음은 질문에 대한 김 박사의 답변이다.



----------[대담/ 한서대학교 김세호 행정학박사] ------------



#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은 같은 맥락에서 다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막대한 권한과 재정을 어느 정도 지방에 이양하여 권한을 부여해서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역발전을 촉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지역정책중의 하나는 기초생활권정책인데 지방분권적이며 지역 통합적 개발의 근간이 되며 동시에 대도시 광역경제권정책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닌 상호 보완적 정책입니다.
기초생활권 정책의 가장 큰 의의는 자율과 분권을 바탕으로 지역주도의 종합적, 통합적 발전기회를 모색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종합적인 발전 계획을 수립하게 함으로써 지역개발의 계획과 체계적 투자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골자인데 이렇게 되면 어느 정도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고 봅니다.


#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행적구역 개편은

= 행정구역과 체제를 개편하는 것은 시대적 요청이며 국가의 미래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사항임이 틀림없다고 봅니다. 다만, 지역 고유의 역사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살리면서 전통과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생각하며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국민 모두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나 소외감도 함께 해소된 후 지역발전에 대한 청사진도 마련한 후에라야 시행 가능하다고 봅니다.


# 참다운 지방자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지방자치의 모든 분야를 한정된 지면을 통하여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지방자치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큰 정치와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생활정치일 뿐입니다. 주민소득을 증대시키고,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며, 생활의 편익을 증대시키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또한 지방자치 행정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향후 백년대계를 위한 주춧돌을 확고하게 마련하는 것에 더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진단하여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는 의회와 집행부의 기관 대립형 형태의 제도를 채택한 만큼 본래의 취지에 부합되게 상호견제와 감시 그리고 서로간의 조화 속에서 지역주민 모두가 참여하여 살기 좋은 고장으로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 현재 태안 지역사회 문제점과 그 대안은

= 우리지역 태안은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아주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는 2007년 12월7일 만리포앞바다에 기름유출사고로 인하여 현재까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배 보상문제 그로인한 생태환경의 복원문제, 지지부진한 태안기업도시의 개발문제와 안면도 국제관광단지 조성문제, 또 지역경제 활성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기름유출로 인한 배 보상문제는 제도권에서 준비 중인 내용를 제외하고는 정부가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대 삼성과의 관계를 투쟁으로만 일관할 것이 아니라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발전적 전략을 찾는 방법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며, 망가진 생태환경은 기름유출 사고지역을 환경특구로 지정하여 세계적인 환경교육장이 되도록 적극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기업도시개발에 따른 문제는 보다 적극적이고 조속하게 확실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김세호 박사 약력

태안초등학교 졸업
태안중학교 졸업
태안고등학교 졸업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3년 수료
남서울대학교 중국학과 4년 졸업 (학사)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 행정학과 졸업 (석사)
한양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 (박사)
(현)한국 지방자치학회 이사
(현)한양대학교 행정자치 대학원 겸임교수
(현)한서대학교 행정학과 겸임교수
(현)장기요양보험 태안군 등급 판정위원
(현)(사)충남지구J.C 특우회 연수원교수
(현)(사)선진화 운동 중앙회충남서부 연합회장
(현)(사)자전거사랑 전국연합 태안지부장


세종방송 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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