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30일




육지에서 까마득히 떨어져 있어 연기에 가린듯하다는 의미로 붙여진 섬 외연도. 기원전 200년경 제나라 전횡장군이 한나라가 들어서자 반야도(외연도의 옛 지명)로 부하 500여명과 함께 망명했다고 전해지는 서해의 고도 외연도에서 조선 중기 이후 400여년을 면면히 이어온 외연도 풍어당제가 29일부터 30일 까지 열린다.




원래는 해초 채취 등으로 수입이 좋은 음력 4월, 햇곡식과 햇과일이 나는 8월, 한해를 마무리하는 동지에 전횡장군에게 제를 지내며 풍어를 기원했던 풍어당제는 70년대 중반부터 음력 정월 보름에 지내오다가 지난 2008년부터는 나가있던 주민들이 많이 들어와 있고 일기가 좋은 음력 2월 보름을 기준으로 지내오고 있다.




풍어당제는 산신에게 드리는 산신제, 전횡장군 사당에 올리는 당제, 바다로 나가 제를 올리는 풍어제, 용왕제, 농악놀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당제의 신은 중국 제나라의 전횡장군이다. 전횡장군은 외연도를 비롯한 인근 섬에서 어업 신(神)으로 추앙받고 있는데 이유는 이렇다. 기원전 200년경 중국 제나라 왕의 아우인 그는 한나라에 대항하다 패장이 되어 부하 수백 명과 함께 외연도로 피신했는데 한 고조가 투항하지 않으면 섬 전체를 토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부하들과 함께 자결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전횡장군에 대한 기록은 안대진이 1598년에 세운 유격장군 계공청덕비, 1619년 한여현이 지은 호산록(서산읍지), 1936년에 세워진 전공사당기에 기록이 있다.




특히 당제의 제물 중 특이한 것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한복 3벌을 위패에 걸치는 것이다. 남자 한복 1벌은 전횡장군에게, 여자한복 2벌을 그의 아내와 딸을 위한 것이라 한다. 또 하나 특이한 제물은 ‘지태’라 불리 우는 소다. 소는 육지에서 장배로 섬으로 데려와 사당까지 끌고가 제사 직전에 도살해서 올린다. 제물 중 가장 귀한 것이다. 소가 쓰러지면 소의 생피부터 받는데 이 피는 바다에서 지낼 용왕제와 마을 안 땅 고사에 제물로 쓰인다.




풍어제는 당제를 지내고 내려와 오색기가 펄럭이는 선착장에서 진행된다. 제를 올리고 나서 풍어와 어선의 안전을 기원하며 소의 피에 제물을 섞어 바다에 뿌린다. 가장 귀한 제물인 소의 피로 소원성취를 비는 것이다.




용왕제는 풍악이 신명나게 울리는 가운데 당주(김영관, 60세)와 마을 유지들이 배를 타고 나가 다시 제상을 차리고 제를 올린다. 제를 올린 후에는 제사에 사용한 길지에 제물을 싸서 바다에 던지며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한다. 이어 준비한 퇴송배(띠배)에 음식을 실어 바다에 띠워 보낸다. 이는 마을의 액과 귀신들을 바다 멀리 내쫓는 의식으로 풍어제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대천항에서 50여km, 뱃길로 1시간 40분정도 소요되는 서해의 보물섬 외연도는 1.85㎢(약55만평)으로 현재 180여 세대 500여 명이 어업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이어오는 민속과 함께 자랑거리가 풍부해 2007년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국에 가장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됐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