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문화탐방] 서산시 석림동- 홍서방칼국수


버섯칼국수, 해물칼국수, 해물찜, 해물전골


요즘처럼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되는 철에는 뭐니뭐니해도 따끈한 칼국수가 생각난다. 비가 올 것처럼 찌푸린 날에는 따끈하고 개운한 칼국수 생각이 간절한 것이 누구나 비슷한 마음 아닐까.

국수를 보기 좋고, 먹기 좋게 하기위해서 반죽을 칼로 잘랐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칼국수. 요즘에는 닭 칼국수, 해물칼국수, 사골칼국수, 감자칼국수, 도토리칼국수 등 종류도 다양해 흔히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지만 고려, 조선시대에는 특별한 때 먹는 귀한 음식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에는 밀가루가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재료가 메밀이었지만, 보리와 밀 수확이 끝난 유월 유두(음력 6월 15일)에는 갓 나온 햇밀로 칼국수와 밀가루 부침을 부쳐 이웃과 나눠먹었다고 한다.

서산시 석림동에 자리하고 있는 <홍서방칼국수>야말로 우리고장에서는 진한 국물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지난주 이 집에 같이 동행한 동료는 “쫄깃한 면발과 개운한 국물 맛 때문에 자주 찿게 된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홍서방칼국수 홍주호 대표는 1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육수가 최고의 자랑거리라고 말한다. 그는 이 집의 칼국수 맛에 대해 “다른 곳과 다른 것은 세 번의 맛을 느낀다는 점이다. 해물로 인한 시원한 국물맛, 먹으면서 달짝지근한 국물맛, 육수가 진한 국물맛을 낸다”고 말했다.

이 집에서 만난 두툼한 면발에서 씹는 맛이 그만인 칼국수는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는 든든한 메뉴였다. 보통 '칼국수'하면 바지락이나 닭 한마리를 떠올리지만, 다양한 재료를 첨가하면 새로운 맛을 즐길 수 있다. 여러 가지 버섯을 넣고 끓이면 특유의 향이 국물에 어우러져 신선한 맛을 내는 버섯칼국수가 된다. 버섯향이 가득해 입맛을 잃었을 때 별미로 그만이었다.

또한, 이 집의 또 다른 별미 해물칼국수는 버섯과는 달리 바다냄새가 가득 배어난다. 각종 해물에서 우러나오는 진하고 시원하며 깊이를 가늠하지 못하게 만드는 풍부한 맛에 흠뻑 빠져 두 번 세 번 젓가락을 움직이다보면 어느새 행복감이 듬뿍 밀려온다. 거기다가 더욱 마음에 드는 점은 주인의 손이 커서 푸짐하게 먹을 양을 내어온다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온통 빨갛게 물든 해물찜의 얼큰하고 쫄깃한 맛을 보게 되면 ‘이게 바로 진짜 해물찜요리’‘라는 찬사가 나올 법도 한 기가막힌 요리가 한상 가득 찬다. 커다란 조개, 싱싱한 낙지, 사각사각한 콩나물을 비롯해 각종 야채와 양념으로 버무린 해물찜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그냥 독자들의 상상에 맡겨두는 것도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다. 해물찜과는 또 다른 해물전골까지는 먹어봐야 이 집의 진면목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홍서방칼국수>의 요리를 맛보고 나면 칼국수요리가 모두 똑같을 거라는 편견을 버리게 된다. 아마도 이 집은 장모님도 반해버릴 칼국수 솜씨를 자랑하고 싶어서 ‘홍서방’이라는 이름을 따오지 않았을까 싶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서영태 기자
사진/ 서해안뉴스 민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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