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자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대전충남회장


집중호우 때문에 농촌의 피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시금치, 상추 등이 날씨가 습해 수확량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농경지 침수 피해로 인해 배추, 참외, 수박 등의 수확 작업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다른 수확물에 비해 상추와 시금치가 침수 피해는 적지만 다습한 날씨 탓에 뿌리가 약해져 비가 오기 전보다 수확량이 10~20% 정도 감소했으며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상추는 지난달 말 100g당 719원이었으나 이달 12일 현재 1천61원까지 열흘 새 32% 이상 올랐다. 시금치 가격도 전달 말 100g당 3천414원에서 이달 12일 5천370원으로 껑충 올랐다. 또 배추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1천201원에 거래되던 배추 한 포기는 이달 12일 1천786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이처럼 태풍과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도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도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자는 7천30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천600여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특히 올해 처음 도내 5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방비를 시범 투입한 벼 재해보험은 모두 3천744명이 가입, 지난해 693명에 비해 441%나 증가했다. 시‧군별로는 ▲서산시 1천766명 ▲당진군 1천105명 ▲예산군 304명 ▲아산시 295명 ▲논산시 274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 태풍 곤파스와 백수 피해 경험을 겪은 데다, 보험 효과가 크고, 도에서 지방비 부담을 늘려 농가 부담이 경감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태풍 곤파스와 집중호우 피해 때 도내 보험가입 1천329농가가 170여억 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특히 당진지역 한 벼 재배 농가는 4천4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해 경영위기를 넘기기도 했는데, 이 농가의 자부담 보험료는 163만원 중 40만원에 불과했다.

갈수록 늘어나는 기상악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한 재해보험은 이제 농민들의 필수사항으로 받아들여야할 것 같다. 당국에 의하면 보험료는 80%를 도와 시‧군, 정부 등이 부담하게 되며, 농가 부담 비율은 20%에 불과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보험가입이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하다.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품목은 복숭아와 포도, 사과, 배 등 12개 품목이며, 시범가입 5개 품목은 벼와 수박, 시설오이, 밤, 시설딸기 등이며 보험 가입은 시‧군 농협을 통하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영세농민들의 편에서 다시 생각해보면 얼마 안 되는 자부담일지라도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농사를 지어봐야 먹고살기 어려운 현실에서 영세농민들이 재해보험료를 부담하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이에 따라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기업형은 제외하고서라도 영세적인 규모의 농가에는 재해보험료를 전액 무료로 당국에서 부담해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시점이 아닐까. 요즘의 유행하는 반값등록금 문제도 고민해보아야 하지만 당장 먹고살기 어려운 농가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더 시급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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