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기자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대전충남회장



소 사육두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앞으로도 1∼2년간 사육증가 추세가 지속돼 소값 하락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어 지역축산농가에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구제역 발생 이후 소값 하락 원인 등을 분석한 결과 2002년 이후 산지 소값 고공행진에 따른 송아지 입식 과열 등으로 사육두수가 크게 늘어난 데다 수입 쇠고기 증가 등으로 낮은 소값 수준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2년 141만 마리였던 소 사육두수는 2011년 6월 305만3000마리로 116.5%나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02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산지 소값이 400만∼500만원대를 유지하면서 한우사육 열풍이 확산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다 한우의 소비자가격이 다른 축산물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어 한우 소비량이 급격히 확대되기 어려운 점도 소값 하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소값이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한우협회, 전문가 등과 협의해 보다 효과적으로 적정 사육두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송아지 가격지지 역할을 하고 있는 송아지생산안정제(송아지 평균거래가격이 안정기준가격보다 하락할 경우 농가에 차액을 보전해주는 제도)의 개편, 과잉사육농가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중단 등의 대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이런 대책은 축산농가의 현실을 잘 파악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금 지역에서는 소 값 하락과 사료가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축산농가들이 축산업을 포기해야할 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다.

지역축산업계에 따르면 구제역은 진정되었으나 구제역발생지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보상금 지급 및 저리융자가 지원되면서 구제역의 ‘무풍지대’였던 서산지역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 값 하락과 사료가격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축산농가들은 그야말로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다. 현재 6 ~ 7개월 된 암송아지의 가격은 180만 원선으로 전년 동기 242만 원선보다 34%가량 떨어졌고 거래량 또한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사료가격도 지난해 25㎏들이 한 포에 7000원대에 판매되던 것이 현재는 1만2000원대로 배 가까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힘겨운 축산농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 값이 크게 떨어져 내다 팔지도 못하는데다가 사료가격 마저 크게 올라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한다. 차라리 구제역으로 소를 살처분 시킨 타 지역 축산농민들이 부러울 지경이라는 푸념도 들려온다.

이러한 실정을 당국에서는 똑바로 인식하여 축산농가의 사료가격 부담을 완화시키고 도축 소 출하 적체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정부는 축산농가의 실정을 다시 한 번 파악하여 올바른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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