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대전충남협의회장


전면적으로 주5일 수업이 실시되면서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사교육비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

주5일 수업으로 인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긍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불안해진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더욱 사교육에 매달리게 되는 현실도 분명히 존재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비의 규모는 총 20조1천억 원에 이른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이라고 하며 2005~2010년 교육비 상승률은 22.8%에 달한다고 한다. 같은 기간 전체 물가 상승률은 16.1%였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가구당 사육비 지출액은 약 11배가량 늘어났으며 매년 약 12.5%씩이나 올랐다고 한다.

이러한 조사결과보다 실제로 학부모들이 느끼는 사교육비는 훨씬 심각하다. 정부조사에 빠져 있는 실제 사교육비들이 엄연히 존재하며 많은 학부모들이 과도한 사교육비에 허리를 졸라매고 힘들어한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충남도교육청은 29일 전면 주 5일 수업 등에 따른 사교육비 경감 전략을 발표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17만 9000원이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10% 감소해 올 16만 1100원으로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각종 대책을 수립했다.

사교육 수요가 높은 영어의 경우 '영어교과서 외우기' 프로젝트 추진을 강화해 영어교과서 외우기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수학은 '멘토-멘티가 함께하는 수학동아리 운영'을 비롯해 충남 수학축제 운영, 수학인증제 자료집 개발·보급, 수학 동기유발 학습자료 개발, 가족과 함께하는 수학체험교실 등을 운영한다고 한다. 전면 주5일수업에 따라 토요 예술활동 활성화, 토요스포츠데이, 토요돌봄교실, 방과후학교를 운영해 사교육 수요를 학교로 흡수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발표에 대해 김종성 도교육감은 “사교육비 경감은 가정의 경제적 부담 완화와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교육공동체의 교육적 '공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이 정도 대책안을 가지고 과연 늘어나는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그동안 교육당국에서 여러 가지 대책이 나왔었지만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는 모습을 지켜봐왔었기 때문이다.

이번 사교육비 경감대책에 대해 전교조에서는 입장을 발표하며 그동안 실효성도 없이 발표됐던 정책들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과소평가했다. 사교육 수요를 학교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으로는 절대 사교육비를 경감시킬 수 없고 학생 개개인의 창의성과 수준에 맞는 다양한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에 일리가 있어 보인다.

주 5일 수업이 전면적으로 시행된 후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걱정에 더욱 예민해져 있다. 우리는 언제쯤 아이들의 교육비 걱정에서 해방되는 날을 맞을 것인가.

교육의 문제를 푸는 것이 만만치는 않지만 교육당국에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실효성 있는 사교육비 절감 대책이 나와야 한다. 가정경제가 극도로 어려운 현실에서 아이들 교육비가 발목을 잡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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