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대전충남협의회장


서울에서 먼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 중에 하나가 응급환자가 생겼을 경우 심각하다는 것이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전문의료진을 만나보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내다 사망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임산부들에게도 열악한 의료환경은 문제가 된다. 충남 도내 산부인과가 있는 병의원 중 분만시설을 갖춘 곳이 절반도 안 된다고 한다. 충남서북부지역의 경우 태안군에는 분만시설을 갖춘 산부인과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임산부들에게 어려움이 많은 형편이다.

이렇게 의료기관 의료인력과 상급 종합병원 부족으로 충남지역 의료환경이 미흡한 현실에서 지역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국회에서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이 국민건강보험의 '지역별 의료이용통계'와 '시도별 진료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충남·북 주민들의 타 지역 병원 이용률이 전국 3위이며 외부유출 진료비용은 한 해 8300억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환자의 외부유출이 많은 이유는 의료인력 부족과 응급기관 및 상급 종합병원 등 상대적으로 의료환경이 좋지 않아 원정입원·원정진료 등이 많기 때문이며 이는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이어져 주민들의 형편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지역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이 충남대 제2병원 유치였다. 하지만 충남대 측이 당진 송악에 건설하기로 한 애초의 약속을 저버리고 제2병원을 세종시로 수정해서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충남대병원과 당진시와의 감정대립이 심화되고 있으며 당진시는 약속을 저버린 충남대병원을 강력 비난하며 법정공방에 나설 태세다.

또한, 지역 시민단체는 최근 충남대학교 총장을 만나 당진시에서 세종시로의 제2병원 설립계획을 전격 수정한 것에 대해 거듭 문제를 제기했으며 당초 약속대로 당진에 제2병원 건립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과 함께 시위 등 실력행사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기대를 모았던 ‘충남대 서해안 제2병원'은 황해자유구역 당진 송악지구 내 6만6100㎡(지하 3층·지상 8층) 부지에 50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었으며 사업예산도 2259억원에 달했다. 의료환경이 열악해서 불이익을 당해왔던 지역민들은 크게 환영했으며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내비치며 기대에 부풀었었다.

의료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지역이든지 소외되지 말아야 한다. 시장의 원리에만 맡겨놓으면 인구가 밀집되고 돈이 되는 곳에만 의료기관이 몰릴 수밖에 없다. 요즘 경제민주화가 대세인데 이젠 의료민주화도 고민해서 국가적으로 의료 소외지역이 생기지 않도록 당국에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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