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대전충남협의회장



한우개량사업소 때문에 수십 년간 재산권행사를 못하는 등 고통 받아온 운산면 주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도달했다.

주민들은 완전한 이전과 함께 1200만㎡ 중 일부의 땅을 활용하는 방안 등 지역발전을 바라는 오랜 투쟁이 관철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는 심각하다. 실제로 신창리 등 일부 마을의 경우 수질 악화 때문에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는데 아이들 성장에 장애를 주는 ‘청색증’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주민측은 한우개량사업소가 계속해서 제초제 성분 농약을 뿌리는 등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환경오염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민들은 서산한우개량사업소를 다른 청정지역으로 옮겨 달라며 2천755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국회의장, 성완종 홍문표 국회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농림축산식품부, 국민권익위원회, 서산시 등 9곳에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십 년간 주장해온 한우개량사업소를 이전해달라는 줄기찬 요구에 대해 가장 먼저 해결책을 마련한 곳은 서산시다.

사업소 내 100만㎡에 오는 2016년까지 8000억 원을 들여 세계 50개국의 상징 문화시설과 승마공원, 한우타운이 포함된 세계문화테마파크와 같은 국제적 관광시설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사업소의 부지를 테마파크 등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우개량사업소 인근의 운산면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가축 방역 등으로 인한 생활불편 등을 줄이기 위해 서산시, 농협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커다란 불편을 안고 살아온 주민들에게 더 이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의 답변은 그냥 이 상태를 유지하며 불편사항을 차차 개선하자는 것으로 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 민원의 근원이 사업소이기 때문에 이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용도변경 밖에는 해답이 없다.

한우개량사업소 측은 현 부지야말로 청정지역으로 대한민국 축산발전에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한다. 농식품부 측도 이러한 공로를 강조하며 주민들이 이해해달라는 입장의 답변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곳이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수십 년간 가축방역, 농약사용 등으로 수질오염이 심각하다는 조사도 있고 고속도로가 한가운데를 지나가는 바람에 각종 쓰레기와 함께 소음이 심각한 부지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이제는 한우개량사업소 스스로 더 깊숙한 청정지역을 찾아 전염병에 안전하게 이전할 필요성도 있다는 점에서 희생이 컸던 주민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대안을 고민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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