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대전충남협의회장


입춘이 지났지만 한파주의보가 발효될 정도로 매서운 추위가 다시 엄습했다. 설 명절을 가족들과 함께 보낸 학생들은 다시 새벽부터 배움터로 나선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많은 옷을 껴입고 장갑과 목도리를 챙기는 등 추위와 싸우기 위한 중무장을 서두른다. 외부 날씨도 무척 춥기도 하기만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는 교실이 더 춥다는 푸념도 늘어놓는다.

왜 이렇게 학생들은 추운 교실에서 두꺼운 외투를 두르고 추위에 떨면서 공부해야 하는 것일까. 원인은 비싼 전기료 때문에 난방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정이었다.

교육현장의 중심이 되어야 할 학교가 비싼 전기료 때문에 제대로 냉·난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여름에는 찜통교실, 겨울에는 냉동교실에서 더위와 추위에 맞서 씨름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물겹다.

학교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전기료가 학교 공공요금의 절반으로 순수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학생복리비, 교육비, 시설유지보수비, 교수학습활동비 등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는 고스란히 학교교육의 질적 저하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추위와 더위의 열악한 환경에서 어렵게 학업을 하는 심각한 실정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열악한 교실환경은 여름보다 겨울이 더욱 심각했다. 학교 관계자는 냉방비보다 난방비가 월평균 100만원 정도 더 들어간다고 푸념한다. 운영비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난방을 적게 하거나 다른 예산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은 시린 손과 발을 동동거리며 하루 종일 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공부에 집중하라는 소리가 제대로 들어올 리 없을 것 같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홍근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가 쓴 운영비 2조5천274억원에서 40.0%인 1조111억원이 공공요금이었다. 이중 전기요금은 19.8%인 4천992억원에 달했다.

지난 4년간 여섯 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 과정에서 교육용 인상률은 4.3%로, 농사용(1.29%)이나 주택용(1.63%), 일반용(3.71%) 등보다 높았다. 그러나 학교운영비 산정방식에는 전기요금 등의 공공요금 인상분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한다.

한파가 세상을 꽁꽁 얼린 가운데 학생들은 추운교실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라고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추위에 떠는 학생들을 방치하는 불합리한 요금체제를 빨리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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