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충남협의회장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세계적으로 최고 높은 악명을 달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지역을 꼽자면 충남으로 2009년과 2010년 연이어 자살률 전국 1위의 불명예를 기록했다. 충남도는 비슷한 인구와 처지에 있는 전남도와 비교해 최근 5년간 평균 10명 이상 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이 높은 상황이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이다보니 충남도와 충남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충남 자살 원인 규명 심리사회적 부검 결과보고회'를 2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심리사회적 부검 대상은 자살률이 높은 청양 예산 태안 3개군과 서산시 1개시 등 모두 4개 시·군 25명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들 고위험지역에서는 몇 가지 특성이 있었다. 사회문화적 특징으로 의료시설 여가시설 등이 부족한 마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고립된 고령화 마을, 어려움을 드러내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에 소극적인 '양반문화', 과도한 음주 등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결국 고위험지역은 지역사회에서도 대부분 소외된 지역이었던 것이다. 특히 의료시설이 부족해서 자신의 고통을 마땅히 호소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심리적인 고립과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여가시설의 부재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이는 충남도가 지난해 도민 17만4567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를 벌였는데 233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던 점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이 잘 나타난다. 지금까지 우울증으로 등록·관리되는 주민은 3028명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팀은 부검결과에 대해 충남지역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자살자의 특성도 문제지만 도움을 받을만한 인프라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가 이들에 대해 귀를 닫고 왜 죽었는지 기억하고 반영하지 않는다면 자살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불명예를 가진 충남도가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낮추려고 ‘자살 고위험군’ 주민들에게 일대일 방문·면담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다음달부터 15개 시·군마다 30명씩 모두 450명 안팎의 자살 고위험군 주민들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전화나 방문을 통해 도움을 주도록 전담 상담자(멘토)를 맺어주는 멘토링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당국에서는 자체적인 멘토링과 함께 자살 고위험군 주민별로 경제적인 형편이나 생활환경 따위가 다른 점을 고려해, 가장 잘 맞는 상담자를 발굴하는 데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이 진단한 것처럼 ‘중증 만성질환, 사회적 단절,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의 개선이 함께 진행되는 정책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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