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협의회장


당진·태안·보령·서천화력발전소 등 주변 주민 조사 결과 주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각한 수준으로 나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발표된 '충남도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건강영향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회심리적스트레스(PWI-SF) 고위험군(27점 이상)에 속하는 비율은 당진발전소와 태안발전소 주변이 각각 33.3%와 30%였고, 나머지 지역은 20.0∼24.4% 수준을 보였다. 18개 문항으로 이뤄진 설문은 한 문항당 최고 3점으로, 27점 이상이 고위험군에 속한다.

지난 7일 동안 경험한 증상의 정도를 진단하는 간이정신진단검사(SCI-90-R)에서도 당진과 태안 주민의 신체화 점수가 각각 평균 53.1점과 50.0점으로 높게 나왔다.

이에 의하면 조사 주민의 다수가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보였고, 당진 주민의 경우 우울과 공포불안 영역에서도 다른 지역보다 높게 조사됐다. 이는 주거 지역 인근에 있는 환경오염시설과의 연관성을 추정해 볼 수 있고, 더욱 명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급성 질병 유병률도 당진화력발전소 인근 주민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관지 천식을 경험했다는 주민이 9.7%였고, 폐렴과 피부염은 주민 4.8%가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소변 내 주요 금속류에 대한 조사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비소가 검출된 주민(93명)이 모든 지역에서 나왔고, 수은의 경우도 일반인의 노출 기준을 초과한 사례(9명)가 발견되기도 했다.

전문가에 의하면 요중 비소는 음용수와 음식물로부터 섭취한 비소와 연관이 있는데 환경노출과 인체 내 생물학적 노출지표 조사가 필요하고 요중 수은의 주요 노출원인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방출하는 대기오염원에 대한 수은 농도 측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충남지역에는 우리나라 전체 화력발전 설비(2천937만㎾)의 약 40% 이상이 몰려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주민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심각한 것으로 보여 당국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충남에는 최근까지 보령, 서천, 당진, 태안 등 4개 시ㆍ군에서 총 29기의 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화력발전소가 입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은 화력발전 과정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송전탑에 의한 경관훼손, 토지이용 제한, 지가하락 등의 경제적 피해까지 입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은 화력발전이 수력ㆍ원자력발전에 비해 주변지역에 더 많은 황산화물ㆍ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로 각종 피해를 유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마련이 건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화력발전의 가동을 멈출 수 없다면 결국은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제대로 검진하고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산이라도 세워주어야 할 것이다.

현재 발전소건설에 따른 지원금은 연간 151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이러한 실정으로는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증세를 보이는 주민들을 보호할 대책이 전무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청와대, 국회, 지식경제부, 한국 전력공사 등 관련기관들이 수십 년간 피해를 호소해온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만족할만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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