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후용 논설위원(서해중앙교회 담임목사)
세월호 참사로 전 국민들이 슬픔에 빠졌다. 왜 구하지 않았는가에 대해 ‘청와대 책임론’이 불거지고 무능한 정권을 규탄하는 국민들과 유족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그러자 정부와 추종 언론들은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을 유병언에게 떠넘기려는 전략을 구사했다.

정부 책임이 아니라 유병언 책임이라는 여론 조작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신속히 검거하라”고 지시할 때마다 ‘유병언 책임론’을 제기하며 유병언을 ‘300여명의 국민을 희생시킨 원흉’으로 규정했다.

재난구조시스템의 마비와 정부의 무능에서 비롯된 대형참사라고 보는 국민들을 비웃는 발언이다. “유병언이 이익을 추구하다가 많은 국민이 희생당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세월호 사고의 피의자는 유병언”(6월 2일)이라고 못박았고 6월 30일에는 “유병언을 잡지 못하면 이런 희생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 책임을 ‘피의자이자 살인마’인 유병언에게 떠넘겼다.

책임은 떠넘기고 약속은 지키려 하지 않는다. 지난 5월 유족들과의 면담에서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그 법(유족들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법) 갖고 토론하고 있을텐데 유족 마음 잘 반영되도록 협조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유족들의 마음’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된 진상조사위원회 설치다. 이를 위해 특별법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여당은 사법체계가 흔들리게 된다며 완강히 반대하고 “유족 마음 잘 반영하겠다”던 대통령은 일언반구도 없다. 유족들이 단식투쟁을 벌이는데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세월호 사건을 ‘유병언 사건’으로, 정부 책임을 유병언 책임으로 둔갑시키더니 유병언으로 추정되는 사체 발견 소식이 전해지자 ‘유병언 죽음을 세월호 사건의 종말’로 바꿔치기 하려고 안달이다. 이것은 유병언 죽음에 세월호 진상을 함께 묻어버리겠다는 수작이다.

유족들의 피울음과 안타까운 외침은 사라지고 유병언의 사체만 언급된다. 보수언론들은 유병언과 관련된 온갖 추측성 기사를 쏟아낸다. 유병언의 종말에 세월호 정부책임과 진상규명의 끝을 유병언 죽음에 모든 걸 묻어버리겠다는 것이다

유병언 옆에 있던 술병. 구원파 대변인은 “유 회장이 술을 입에도 안 댄다”고 밝혔지만 모를 일이다. 금주를 교리로 하고 있는 집단의 교주가 술 마시는 모습을 교인들에게 보였을 리 만무다. 사체를 옮긴 사람이 누굴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TV 보도와 대담은 온통 유병언 죽음에 있다. 세월호 진상규명에 사명감을 가져야 할 언론들이 이 모양이다. 진실을 묻고 조작과 거짓을 은폐하려는 권력의 심부름꾼 역할에 익숙해진 언론이다.

권력의 하수인인 된 언론의 눈에는 유병언 사체만 보이고 진상규명을 외치는 유족과 시민은 보이지 않는다. 거의 매일 일어나는 서울에서 진상규명촉구 시위는 일체 방영하지 않는다.

언론까지 부패했으니 더더욱 필요한 것이 세월호 특별법이다. 유족들이 요구하는 특별법이라도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흐지부지될 게 분명하다.
(진실의 길 - 육근성 글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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