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맛집탐방] 당진 고대면 장항리 <최정재 시인의 마을>



당신은 ‘아름다운 시인 최정재’를 알고 있는가.

소설 겨울연가와 TV동화 '행복한 세상'에 방영되어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파랑새'의 원작이 수록된 시집의 저자라면 어렴풋이 기억날 것 같다.

그는 왜 아름다운 시인으로 불리는 것일까. 그의 작품 중<알아요...>를 잠시 읽어보면 아름다움이 가슴으로 스며들어온다.


알아요...
당신 사랑하면 안 된다는 거...
그래도 당신이 좋은걸 어떡해요
당신 사랑하고 남은 후의 상처...
걱정 마세요..
그건 내 몫이니까..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까요...
당신은 그저 날 위해 뭔가 해주려 노력하지 말고
그냥 그 자리에 그렇게 있어요....
바라는 거 없어요..
당신께는 내가 가진 모든 거 주고플 뿐예요....

알아요....
당신과 난 결코 하나될 수 없다는 걸...
다 알면서도... 안 된다는 거 알면서도...
그래도 당신 사랑해요...
나 때문에 부담감 같은 거 갖지 말아요...
내가 알아서 당신 부담감 느끼지 않게 할 테니...
외로울 거라는 걱정... 당신은 하지 마세요...
그 외로움, 내 몫이니까....
당신은 그저 가끔 날 만나러 오기만 하면 돼요...

알아요...
우리의 사랑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
그 때문에 내가 아플 거라는 거...
하지만 당신 걱정 마세요...
얼마 남지 않았다면 그만큼만 사랑하면 되니까...

난요....
당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해 준 하나님께
감사할 뿐예요...
그러니 당신....
더 이상 날 위해 걱정 따위 하지 마세요...
난 그저... 행복할 뿐이니........


최 시인이 태어난 곳은 당진 고대면 장항리인데 이곳에서 그는 ‘최정재 시인의 마을’이란 소박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독자의 추천으로 방문한 이 집은 고산초교 인근으로 옛 집을 그대로 사용해서 그런지 다른 음식점과는 다르게 참 특이하고 정이 많이 가는 그런 곳이었다.

왠지 푸근한 고향집에 들어서 안방을 차지하고 편안하게 둘러않은 느낌이랄까. 역시나 60년대의 추억 속에나 존재할 것 같은 구식 재봉틀에다 절구통이며 소품들이 그런 정감을 더하고 있었다.

벽에 붙은 메뉴는 ‘기절냉면+숯불갈비’로 단돈 5천 원, 곧 개시한다는 ‘기절짬뽕+전복죽’도 똑같은 가격이라는 것이 눈을 확 끌어당겼다. 참 발칙한 상상으로 만든 시인만의 재미있는 표현일 것 같은데 이처럼 저렴한 값에 과연 맛도 기절할 만할까.

일단 냉면의 양은 실제로 보니 어마어마한 ‘세수대야냉면급’이었다. 얼큰하면서도 달달하기도 하고 쫄깃하면서도 입맛을 당기는 풍미가 배를 한가득 채웠다.

기절냉면을 시키면 볏집으로 직접 구운 숫불갈비도 함께 나왔는데 그것도 그냥 구운 것이 아니라 볏집으로 구운 숫불갈비였다. 이 대목에서는 한 점을 먹어보기 전에 그 특유의 아름다운 냄새를 먼저 음미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마침 취재팀이 탐방한 날은 최정재 시인이 작품활동 때문에 인천에 올라가고 없었다. 이 가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가족은 “처음에는 묵밥과 돈가스를 하다가 요즘에는 냉면과 숯불갈비로 시원하게 드시라고 메뉴를 내었는데 많이들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신다. 계절이나 상황에 따라 메뉴가 바뀌는데 냉면은 9월 말까지 예정하고 있다.”고 말하며 “놀러 가신다는 생각으로 오셔서 주변 경치 구경도 많이 하시고 앞으로 나올 기절짬뽕과 전북죽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진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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