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오천항, 진흙 속의 보약 ‘키조개’ 본격 채취

▲ 보령 오천항은 키조개 수확이 한창이다.

충남 보령의 오천항에는 7~8월 산란기 금어기간이 끝난 키조개가 본격 채취되고 있다.


오천항에는 총 37척의 키조개 잡이 배가 총 허용어획량(TAC, Total Allowable Catch) 제도에 따라 매년 6,000여톤의 키조개를 채취해 전국 키조개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하고 있어 키조개로 유명한 항구이다.


지난 1일부터 키조개 잡이가 시작됨에 따라 오천항 포구에는 키조개를 손질하는 아낙네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검은색 광택이 나는 조개 껍데기 틈으로 날카로운 칼을 집어넣어 껍데기에 붙어있는 둥근 패주(관자)만을 상품으로 판매한다.


패주는 다른 조개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향긋하며 달짝지근한 맛이 나 매년 이맘때면 키조개를 즐기기 위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키조개 패주는 100g당 아연이 12.8㎎이나 함유되어 있어 아연의 보고(寶庫)로 알려져 있으며, 단백질(100g당 18.2g)과 타우린(100g당 994mg)이 풍부하고 피를 깨끗하게 하는 정혈작용(精血作用)이 있어 임산부의 산후 조리나 피로 회복에 좋으며 술에 혹사당한 간장을 보호하는데도 유용한 수산식품이다.


초기에는 대부분 남해에서 채취해 일본에 수출했으나 1970년대 들어서 서해 오천항 근처에 키조개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오천항이 키조개 주 생산지역으로 유명해졌다.


키조개는 오천항에서 배로 1~2시간 거리에 있는 서해바다 외연도, 녹도 인근의 수심 20~50m에서 잠수부들이 직접 채취하는 100% 자연산이다. 대부분 사니질(沙泥質, 진흙) 속에 묻혀 있어 눈에 잘 띄지 않고 위험한 작업인 만큼 채취하는 사람은 수중폭파부대(UDT) 출신들이 많고 그만큼 보수도 높다.


한편 키조개의 패각근은 조개관자(貫子), 패주(貝柱), 육주(肉柱) 등의 여러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며, 우리말보다도 ‘패주’의 일본말인 ‘가이바시라(貝柱)’로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키조개는 농가에서 곡식을 까불어 돌이나 쭉정이 같은 것을 골라내는 도구인 키(箕-챙이)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크기도 크기지만 다른 조개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향긋하며 달짝지근한 맛이 나는 것이 가을 키조개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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