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자문위원(서산제생한의원 원장)

‘가을 전어 맛은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있다. 전어의 고소한 맛을 잘 표현한 말이다. 전어를 굽는 냄새가 얼마나 고소했으면 집나간 며느리도 전어 굽는 냄새를 맡고 돌아온다고 했을까.

조선의 실학자 서유구는 『임원경제지』라는 책에서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소금에 절여 서울에서 파는데 양반이나 천민이나 모두 좋아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산다고 해서 ‘전어(錢魚)’라고 부른다”라고 기록을 해놓았다. 농담인지는 모르지만 제철가격이 한 마리 당 비단 한필 가량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허영만 화백의 식객이라는 작품에서 전어구이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설명이 나온다. 너무 센 불이나 약한 불에 구우면 맛이 없고 양면 석쇠에 뒤집어 가며 굽는 것이 포인트인데 노릿하게 익은 전어의 머리부터 씹어 먹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허화백도 가을에 전어를 꼭 먹을 것을 추천하고 있다.


전어에는 타우린이란 영양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타우린은 혈액을 맑게 해주고 뇌졸증을 예방하고, 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고, 기관지 천식에도 도움이 되고, 심장을 좋게 하며 간 기능 개선 효과도 준다. 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며 자율신경을 안정시킨다.


원래 타우린은 동물의 쓸개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박카스 같은 피로해소 드링크의 재료로 많이 쓰이곤 한다. 대개 오징어나 주꾸미, 홍합 등 해산물에는 타우린이 많이 들어 있는데 통풍이 있는 분들에게는 타우린이 함유 되어 있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


전어에는 오메가3 지방산도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수험생들이나 기억력이 감퇴하는 노인들에게 전어요리를 해주는 것이 좋다. 학생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고 체력을 도와주는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 집은 연탄보일러를 사용했었다. 아버지께서 가을에 전어를 사오시면 연탄 화덕에 구워먹곤 했었는데 그때 먹었던 맛이 일품이었다. 지금도 간혹 그때가 생각이 나곤 한다.


가을에는 전어가 산란준비를 하기 때문에 봄철에 비해서 오메가3가 훨씬 더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가을이 전어를 먹기 딱 좋은 계절이라 할 수 있다.


전어는 주로 한국의 남해와 황해에서 서식을 하는데 멀리 회유하지 않고 가까운 바다에서 살다가 우리의 식탁에 오른다. 그래서 전어는 더더욱 신토불이(身土不二)에 가까운 생선이라 할 수 있다. 올 가을,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전어를 꼭 맛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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