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이상한 꿈을 꿨다. 내가 살이 퉁퉁하게 찐 처녀더라고. 옷을 곱게 차려입고 가마 타고 시집을 간다는데 시집가는 사람이 눈물도 흘리고 그래야 하는데 눈물이 안 나와서 동네사람들이 시집가는 처녀가 울지도 않는다고 흉보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면서 문을 나섰어.”

어머니께 안부전화를 드렸더니 기분이 썩 좋지 않으신 것이 분명합니다. 연세도 많으신 어머니, 꿈 해몽 전문가도 아니고, 네이버 검색이 뭔지 몰라도 그저 가마는 상여를 의미하는 것 아니겠는가 싶으신 모양입니다.

똑똑한 네이버에 검색해서 전화 드리겠노라 해놓고 최대한 긍정의 해몽을 찾아냈습니다.
“그러니께, 가마를 타고 가는 꿈은 신분이 상승하고 단체의 지도자가 될 꿈이라요. 우리 어머니가 다음 회기 경로당 회장 되실랑가비요.”

“사람 일은 모르잖어. 내가 나이가 많으니께 여기에 뭐 있고, 저기에 뭐 있고 네 오빠한테 오늘 전화해서 다 일러뒀다. 그러고 나니 맘이 한결 편하다.”

어머니는 내 처한 상황과 현실에 맞게 꿈을 해석하여 이로운 방향으로 잘 적용했습니다. 수화기를 놓고 꿈이 무엇인지 더 알아보고 싶어 검색해 보니 참 재미있는 조선시대 민담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옛날 해몽을 썩 잘하기로 이름난 이가 있었다. 어찌나 용하던지 이상한 꿈을 꾼 사람들이면 너나할 것 없이 몰려들어 그의 집은 늘 북적거렸다. 하루는 어떤 장난 잘하는 청년이 이 소문을 듣고, 친구들을 불러 의논하였는데, “여보게, 저기 마을에 꿈 해몽을 잘하는 사람이 용하다고 하니, 우리가 한번 시험해볼까 세 사람이 번갈아가서, 장승 꿈을 꾸었다고 거짓으로 해몽해달라고 해보세. 그래서 나중에 셋이 몰려가 야단을 쳐서 다시는 사람들을 속이지 못하게 하는 거지. 어떤가” 하고 약속을 했다. 그래서 한 사람이 먼저 가서 “어젯밤에 꿈을 꾸었는데, 장승을 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하고 해몽을 청했다. 해몽자는 “그 꿈이 예사롭지 않소이다. 오늘은 어디를 가든지 떡과 술을 배불리 얻어 잡수실 것이외다.” 하고 말했다.

이 사람이 돌아오면서 ‘거짓 꿈인지도 모르고 해몽을 하다니, 참 우습군. 어디 나중에 두고 보자.’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예전에 알던 친구를 만나 그의 집에 가서는 술과 떡을 잔뜩 얻어먹었다. 그리곤 돌아와서 두 친구에게 그동안 이야기를 하며 우연의 일치라며 셋이 함께 웃었다. 이튿날 또 한사람이 해몽자를 찾아가서, 전날과 똑같이 꿈에서 장승을 보았다며 해몽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대답은 “이번 꿈은 왠지 불길하군요. 오늘 낙상할 염려가 있으니 조심하시오.” 하고 주의를 주었다. 이 사람도 돌아오는 길에 속으로 우스워서 웃다가 길에 개똥이 있는 것도 모르고 밟아서 미끄러져 엎어졌다. 그 바람에 얼굴엔 상처가 나고, 두 팔을 삐었다. 그러자 그는 “이 해몽쟁이가 낙상한다더니 정말 그렇네.” 하면서 집에 돌아와 두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마지막 남은 친구가 “ 거짓말이 어찌 해몽이 된다는 것인지. 내가 가서 제대로 속이고 오겠네. 기다리게나.” 하고 해몽자를 찾아갔다. 이번에도 장승을 보았다는 꿈을 얘기했더니 해몽자가 “아주 안 좋은 꿈이요. 당신 집에 큰 불이 나겠소이다.” 하고 말했다. 이에 친구는 마을로 돌아와 세 친구와 해몽자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하인이 뛰어와서 하는 말이 “주인님, 큰 일 났습니다. 지금 댁에 불이 나서 난리가 났습니다.” 이에 모두가 함께 뛰어가 간신히 불을 끄고는 한 숨을 돌렸다. 이튿날 세 사람이 모여서 “대체 이 해몽쟁이가 어떻게 잘 맞혔는지 알아보세나.” 하고 해몽자에게 몰려갔다.

해몽자 대답이 “장승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 만들어 세울 때 떡과 술을 차려 놓고 고사를 지내는 법이라, 첫 번째 장승을 꾼 사람은 술과 떡을 잘 먹을 것이고, 두 번째 장승 꿈을 꾼 사람은 낙상할게 분명한 것이, 장승을 세워둔 지 오래되면 자연적으로 비바람에 넘어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세 번째 꿈을 꾼 사람이 왜 화재를 당하는고 하니 장승이 넘어져 길가에 뒹굴고 있으면 길 가던 행인들이 가져가 불을 때기가 일쑤이니 화재를 면치 못할 것이 아니오” 라고 했다. 그러자 세 친구들은 “ 우리는 정말 꿈을 꾼 것이 아니오. 거짓말로 꿈을 이야기했는데 어찌 해몽하셨습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자 해몽자가 대답하는데 “꿈이라 하는 것은 평소에 생각한 것이 잠잘 때에 꿈으로 변하는 것인즉, 생각한 것이 즉 꿈이올시다.” 하고 자세히 가르쳐주었다. 세 사람은 장난하려한 것이 결국은 혼이 나게 되니 잘못을 뉘우치면 돌아갔다.[네이버 지식백과-꿈해몽])

‘꿈이라 하는 것은 평소에 생각한 것이 잠잘 때에 꿈으로 변하는 것인즉, 생각한 것이 즉 꿈이올시다.’라는 대목이 와 닿습니다.

좋은 꿈, 나쁜 꿈 따로 있을까 싶습니다. 어머니의 해몽 방식대로 내 처한 상황에 맞게 적용하여 이로움을 추구하면 그보다 더 지혜로울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독자님은 어젯밤 무슨 꿈을 꾸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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