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우 / 박 영 춘



순결한 영혼의 상징

단절의 계절

산야에 뒤덮인 고독

불멸의 예술혼

새하얀 눈꽃이여

그대는 지금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려 하는가

막힘없이 하늘을 내려와

산야에 누워

그대는 지금 무슨 꿈을 꾸는가

어울림의 큰 틀에서

그대는 지금 무엇이 되려 하는가

물이 되려는가

빙판이 되려는가

눈꽃을 피우려는가

하늘에서 유유자적하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꾸어 벽을 무니고

천사같이 나뭇가지에 내려앉아

꽃을 피우는 백설이여

왜 하늘의 경계를 허물었는가

왜 삶의 고통을 택하였는가

괴로워하는 자여 차라리 녹아버려라

물이 되어 물의 고향으로 흘러가라

흐르다보면 그대는

목마른 생명들을 다시 살리리라

낡은 것은 죽어 새 생명을 낳으리라

하늘에서 꽃을 피우고

땅에서 꽃을 피우고

끝내 죽지 않고 다시 물이 되는

무한한 창조자 무한한 생명

백설이여 새하얀 눈꽃이여 영원하여라.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