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우 박영춘
만만한 게 마누라밖에 없는지
부인 앞에서만 으름장 놓는 사람
어머니와 여자 앞에서는
제법 제가 제일 잘난 척
횃대 밑에서 호랑이 잡는 위인
자기 자신이 싫은 사람
자기 자신이 미운 사람
어떤 때는 예리한 칼날이라고
어떤 때는 무딘 칼등이라고
둘러대기 잘하는 기회주의자
밥상 들어 엎고
바람벽 들이받는 못난 짓
못났음을
모자람을
스스로 게정부리는 얼간이
서서 죽은 파란 풀포기처럼
낯부끄러운 줄 모르는 꼬락서니
하늘아래 제가 제일 잘 나고
하늘아래 제가 제일 똑똑하다고
제 자랑만 하기 바쁜 사람
천만 명 중에서
한명 당첨 될까 말까 하는 복권
제가 당첨 되리라 믿는 요행 꾼
바로 이런 어리석은 사람이
지지리도 못난 사람일 테지
이 사람아
어서 냉큼 거기서
필요 없는 짐 내려놓고
이 평지로 내려와
우리 함께 바보처럼 편하게 사세나
이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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