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후용(서해중앙교회 담임목사)

우리가 어릴 때부터 흔히 들어온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제목의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속마음을 드러내어 토설(吐說)하지 않으면 속병이 들어 죽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신라 제 48대 경문왕이 즉위하자 그의 귀가 갑자기 당나귀 귀처럼 길어졌다. 이 사실을 유일하게 알고 있던 사람은 왕의 머리에 쓰는 두건(頭巾)을 전문으로 맡았던 두건장이였다. 그는 왕의 머리에 쓰는 두건을 만들기 위해 궁에 들어가 경문대왕의 귀를 본 뒤 깜짝 놀랐다.

그러나 왕명에 의해 그 사실을 발설하면 두건장이는 목숨을 부지 할 수 없었다. 그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 속에 있는 비밀을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못하자 그 두건장이는 서서히 속병이 나고 우울증과 신경쇠약에 걸려 죽게 되었다.

그 두건장이는 죽기 전에 마음속에 있는 비밀을 외치고 싶어 깊은 산 대나무 숲에 들어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외치고 죽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유교의 영향으로 체면의식, 은폐의식이 강하다. 여인들이나 어린 자식들은 자기주장을 펴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유교사회의 여자들은 시집가면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소경 3년이라 하며 시집살이의 온갖 고통과 아픔을 마음속으로 삼키며 살아왔다.

옛 여인들은 시집와서 삶의 아픔과 고통을 누구에게 하소연 할 때가 없었다. 그들이 살아온 세월은 바로 한(恨) 맺힌 눈물의 세월이었다. 그 말하지 못한 내면의 상처가 응어리 되어 맺힌 병이 일명 화병이라 했다.

속마음을 열수 없었던 옛날 여인들은 화병을 어떻게 다스려 나갔는가? 그들은 빨래터에서 남편의 옷을 방망이로 두드리며 풀었다. 그리고 삼베옷에 풀을 먹여 밤새도록 방망이로 두들겼다.

한 맺힌 여인들은 미운 시어머니, 원수 같은 남편을 두들겨 팰 수 없지만 그들의 옷을 밤새도록 두들겨 패므로 그들의 맺힌 한(恨)을 방망이질로 달랬던 것이다.

건강하고 밝게 살려면 자신의 마음속에 감추어진 상처들의 기억들을 뽑아내어 버려야 한다. 성경에서도 ‘내가 토설(吐說)치 아니할 때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시32:3)고 했다.

사람은 누구든지 자신의 속마음을 열지 않으면 육신과 영적으로 병들게 되어있다. 속마음을 열 수 있는 방법이 부르짖어 기도하는 것이다. 부르짖어 기도하므로 얽매인 감정들을 쏟아내게 된다. 부르짖어 기도하면 마음의 상함을 치유될 뿐 아니라 하나님의 놀라운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렘33:3).

그 두건장이가 진작 ‘임금님 귀는 당나귀’하며 깊은 산속에서 부르짖었더라면 그 사람은 건강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을 숨기고 드러내지 못하므로 결국 죽을병이 들게 되었던 것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가슴 속에 있는 사연들을 내면화하거나 은폐하면 속병이 들어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걸리게 된다. 그것은 결국 그 사람을 병들어 죽게 만든다.

당신의 내면의 상처는 무엇인가? 그것을 묻어두고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토설(吐說)하고 살 것인가? 깊은 산 속에 들어가든지 깊은 밤 교회 예배당에 들어가 하나님께 마음껏 부르짖어 토설(吐說)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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