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칼럼] 이태무 충남농어민신문 보도본부장


지난달 21일 대산 삼길포항 뒷산에 다섯 명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학생들은 재작년 고등학교 2학년 시절 함께 공부한 교실에서 학문을 배우고 우정을 쌓아가며 학업에 열중할 때 사춘기의 고개를 넘지 못하고 비운 속으로 사라져간 친구의 생일을 찾아 모여든 것이다.

하늘도 이들의 슬픔을 알고 있는 듯이 아침부터 겨울비가 부슬 부슬 내리고 있었다.

삼길포 뒷산에 친구의 유골을 뿌린 자그마한 나무 한그루, 그 나무에 친구의 이름을 붙여서 이들은 ‘00나무’라 부른다.

이 나무 밑에서 약속이나 한 듯이 친구들의 맑고 큰 눈에서 솔방울만한 눈물이 눈가를 타고 흐른다. 어깨가 들먹이도록 슬픔을 나눈 뒤에 자리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어디론가 사라져갔다.

이들은 지난 10일 학교 졸업식을 마치고 함께 하지 못한 친구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며 마지막으로 취업과 진학, 입대를 앞두고 잃어버린 친구를 찾아온 것이다.

누구나 한참 성장기, 사춘기를 격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어느 부모든지 자식들의 사춘기를 경험하지 않은 부모도 없을 것이다.

요즘 시대는 자식을 한두 명만 낳아서 키우는 시대다 보니 자식을 너무 귀여워하고 예뻐한다. 이러다보면 강하게 양육을 못하고 온실 속의 식물로 키우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작은 훈계에도 극복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가슴에 못을 박으며 저 세상으로 사라져 가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자식을 양육하거나 선생님이 가르치면서 훈계 없이 할 수 있겠는가.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보나 그것은 성장을 하면서 누구나 당연히 겪어가며 성장하는 것이다.

조그마한 꾸지람에도 자기 자신을 극복하지 못하면 어떻게 험한 세상을 극복할지 부모 마음에서 보면 속만 타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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