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우 / 박 영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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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겁의 세월 바람고개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던 산하나

어느 날 밤엔가

그 중턱 깊은 품안에

옹달샘 하나 솟아냈다

그날부터

숲속 옹달샘은 혼자

물을 밀어 올리고 있다

산의 마음 침묵을 찾는

타는 목마름 적셔주고 있다

산골짝에 내려온 달그림자

향기 품고 옹달샘에 와서

태초를 닮은 탄생

숨 쉬는 창조의 원천

대 이어 흐르는 붉은 물줄기

산 울리는 울음덩어리

옹달샘에서 건져내고 있다

넘쳐흐르는 생명수

별을 보고 달을 보고

웅덩이를 벗어나

산을 씻고 나무를 씻고

틈바구니로 빠져나와

해님 닮은 생명을 키워

꽃을 피우고 있다

사무쳐서 흐르는 눈물

냇물 되어 강물 되어 바다로 간다

그대는 지금 흘러 흘러

어디쯤에 가 누웠는가

물위에 떠내려간 낙엽

그는 지금쯤 어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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