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과학농장 선권수 대표



[추천농어민] <해미읍성 딸기과학농장> 선권수 대표


5년 전부터 귀농에 도전해서 어려움을 이기고 성공의 시대를 살아가는 농민이 있다.

지난 2일 독자의 추천을 받아 서산시 고북면 신상리 ‘해미읍성 딸기과학농장’을 방문했다. 이 농장 선권수 대표는 “딸기는 더 이상 봄의 제철 과일이 아니다. 오히려 겨울에 많이 생산된다.”라고 소개하며 다른 딸기농장과는 다른 수경재배를 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곳 딸기과학농장은 딸기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 방식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물과 이끼를 통해 수경재배를 하는데, 흙을 사용하지 않고 물과 수용성 영양분으로 만든 배양액 속에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이었다. 또 지하 200미터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특이하게 이끼를 사용하는데 이 이끼는 수분을 55%, 산소를 30% 정도 스스로 보유하고 있어 딸기가 잘 성장할 수 있게 해준다. 물을 공급하게 되면 새 물이 들어가면서 산소를 가지고 들어가는데 영양분은 딸기 뿌리가 빨아먹고 산소는 뿌리가 성장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준다.

이 농장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갖은 역경과 어려움을 헤친 선 대표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선 대표가 처음부터 농장을 시작 한 것은 아니다. 그는 젊은 시절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던 중 언젠가는 귀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귀농 준비를 위해 각종 언론에 나오는 귀농 자료를 찾았고 전국에 괜찮다고 소문난 곳은 모두 찾아가 답사를 했다. 그러던 중 홍성으로 발령이 났고, 기회를 잘 잡아 인근 고북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이후 처음 10년 동안은 주말마다 귀촌 생활을 하다가 나중에는 완전한 귀농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포기했다. 주변 동료들은 미쳤다고들 말했지만 귀농에 뜻이 있었고 더 나이를 먹기 전에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귀농하기 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품목을 고민했고, 딸기에 관련된 공부와 더불어 전국의 유명한 딸기 농가, 시설, 재배방법, 기술, 노하우를 3년 동안 섭렵했고 이제 됐다 싶어 귀농을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많은 품목 중 왜 딸기인가에 대해 선권수 대표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와 FTA를 체결하는데, 딸기는 유통기한이 짧아서 수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딸기를 선택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처음부터 2천평의 농장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큰 평수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그에게는 다름의 이유가 있었다. 회사를 다닐 때 평균 1억 정도의 연봉을 받았던 것을 유지해야한다는 계산으로 계획을 세운 것이 2천 평이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그게 안됐다. 시설을 해놓으면 여기서 계속 수확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재투자가 끊임없이 들었다. 결국 노후준비 해놓은 것을 모두 꺼내 써도 모자랐다며 그 당시 힘든 일들을 털어놨다.

현재 이 딸기과학농장은 주문한 고객에게 딸기를 택배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본래 일반 상자에 담은 딸기들은 싱싱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아 처음 택배를 보냈을 때 고객의 불만이 많았다. 택배를 받은 고객에게서 딸기는 없고 물밖에 없다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그래서 연구를 시작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나서 딸기택배박스를 개발해냈다. 지금은 딸기를 포장해서 택배로 보내도 망가지지 않고 신선함을 유지한다고 한다.

선권수 대표는 딸기를 택배로 보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딸기로 고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딸기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와인을 만들어 파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딸기가 채소이기 때문에 과일로 만드는 와인을 만들 수 없다는 당국의 답변을 받았다.

커다란 벽에 부딪힌 선 대표는 이에 굴하지 않고 해외사례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당국에 자료를 보냈고 결국 작년 10월에 딸기 와인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만들었으면 팔아야 하는데 식약처에서는 제조시설로 허가된 건물이 없기 때문에 판매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멀쩡한 대규모 제조시설이 있는데도 또다른 제조시설을 지어야 하는 어려움도 뒤따랐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선 대표는 “개인이 대한민국법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정부에서 권장하는 6차 산업을 하려고해도 개인의 힘으로는 넘지 못할 장애물이 너무나도 많다. 이것은 대기업이나 가능한 일이니 일반 농민들은 할 수 없는 구조다.”라고 한탄했다. 또 “농민들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법안을 완화해야하는데 현실은 그렇게 할 수 없는 구조로 돼있어 너무 힘들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선권수 대표는 “귀농, 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최대한 알아보고 선택하라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기업이 아닌 일반 농민들을 생각하고 이들을 위해 힘 좀 써 달라.”고 전했다.

콘티비 이송희 기자
충남포커스 정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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