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우//박영춘 시인
산기슭개울로 내려온 젖줄
산 겨드랑이 더듬어
냇둑 안 사타구니에 엎드리어
강물은 그저 흘러 흘러만 갑니다
넓고 깊은 곳으로
흙탕물 모래 낙엽 꽃잎 데리고
강물은 그저
더 넓고 더 깊은 곳으로
욕심 허영 슬픔 고통 시기 질투 버리고
넘실넘실 유유히
강물은 그저 흘러 흘러만 갑니다
시작도 모르고
끝도 모르고
강물은 그저 흐르고 흘러
언젠가는 멈출 날 있겠지
편히 쉴 날 있겠지
별빛 바라보며
강물은 그저 흘러 흘러만 갑니다
굽이굽이 세월의 뒤안길 휘돌아
문화 역사의 뒤안길 굽이쳐 돌아
기쁨도 슬픔도 모르면서
유유자적
강물은 그저 흘러 흘러만 갑니다
받아들여도 또 받아들여도
세월이 흘러도 또 흘러도
천년만년 쌓이고 또 쌓이어도
마냥 그 타령인 바다로
낮은 자세 낮은 마음으로
강물은 그저 흘러 흘러만 갑니다
내가 있고 도랑이 있는 한
강물은 그저 영원히 흐를 겁니다.
이분임 기자
bun2590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