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후용 목사(서해중앙교회 담임)

지금 우리시대가 겪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무엇인가? 요즘 우리사회 현상을 압축한 단어가 ‘헬(Hell)조선’이다. 청년들이 만들어 낸 ‘헬조선’은 지옥(hell)과 한국을 뜻하는 ‘조선’의 합성어이다.

즉 ‘헬조선’은 ‘지옥 같은 대한민국’이란 신종어이다. ‘헬조선’이라는 말 속에 청년들의 고통과 절망, 체념과 분노를 함축하고 있다. ‘헬조선’은 극심한 양극화 현실 속에서 청년들이 희망을 잃어버리고 마치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 한국 청년들이 ‘헬조선’이라 부르는가? 우리사회 무엇이 심각한 문제인가? 우리사회는 정의도 양심도 법치도 무너지고 오로지 권력과 자본이 결탁하여 국민들을 수탈하는 구조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회 양극화(社會兩極化, 영어 social polarization)는 가진 자와 서민들의 부의 불평등의 심화되고 특히 중간계층이 줄어들고 사회계층이 양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이다.

양극화는 경제 환경의 급변과 산업고용구조의 취약성을 갖고 있다. 고용통계 자료를 보면 청년 실업률이 11.1%로 IMF 이후 최악의 수준이며 20대의 비정규직 평균임금이 88만원이라 이제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스스로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三抛世代)라고 한다.

헬조선은 취업난으로 인한 고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사회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선언이다. ‘헬조선’에서는 배경과 자본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절망을 극복할 수 없다는 인식이다.(경향신문 9월5일)

한겨레 9월 10일 톱기사로 ‘헬 우골-탑’(Hell-牛骨塔 )이 실렸다. 우골탑이란 가난한 농가에서 소를 팔아 마련한 학생의 등록금으로 세운 건물이라는 뜻으로, ‘대학’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대학을 졸업하려면 수송아지 24 마리를 들여야 졸업하지만 그 뒤에는 백수(白首)가 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고 고발하고 있다.

요즘 4년제 대학을 졸업하려면 등록금에 주거비에 생활비 등 대학 다니는데 8,510만원이 들어간다. 우시장에서 수송아지 한 마리 값은 348만원이다. 수송아지 24 마리를 팔아야 대학교육비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은 바늘구멍이다.

‘헬조선’은 죽도록 노력해도 탈출이 불가능한 사회, 평등이란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것이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못해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도 정권은 청년들을 향해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한다.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이명박 정권이 도입한 신자유주의는 한국의 정(情) 문화를 물질사회로 변질시켜 각자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국민을 위한 정권이 아니라 기득권의 이권을 위한 정권이 되므로 다수 국민들이 희망을 잃고 있다. 이대로 가면 우리사회는 공멸할 뿐이다.

‘헬조선’을 치유하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모든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함으로써 정치, 사회, 경제구조를 국민의 힘으로 바꾸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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