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공동보도] 극심한 가뭄에 고통 받는 충남지역민들, 어떻게 극복할까

 

올해 충남도 강수량이 평년 대비 47%에 그치자 주민들의 생활에는 커다란 장애가 몰려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북부 7개 시·군에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경우 담수율이 23%를 밑돌면서 내년 3월이면 저수지마저 고갈될 위기에 놓였다.

최근 일부 시·군의 경우 제한급수가 단행된 시점에서 장기적으로 2025년이면 하루 6만8600㎥의 물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극심한 가뭄피해는 주민들의 생활에도 커다란 장애를 주지만 농민들에게는 더욱 커다란 재앙이 되고 있다.

지난 1일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B지구 간척지 논에서는 수확을 앞둔 벼가 말라죽거나 염분이 올라 한 해 농사를 망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지어온 농민 한기호 씨는 “담수호 물 염도가 높아지고 논바닥에서 염기가 올라 일 년 내 힘들게 농사지은 벼가 여물지도 못 하고 말라 죽고 있다. 올해처럼 극심한 가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적은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 논두렁에서는 벼 잎이 하얗게 말라가고 있었으며 벼 이삭도 푸석푸석해져 쌀알이 제대로 영글지 못한 상태였다.

극심한 가뭄으로 부석면 지역 논에서 벼 잎마름 피해가 최대 40%까지 발생해서 누런빛 나는 정상 벼와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었다.

또 다른 논을 경작하는 농부 이00씨는 “비가 오지 않아 논에 대는 물 염분이 높아지면서 피해가 커졌다. 지금 이런 상태라면 수확을 하더라도 쌀 상품가치가 떨어져서 팔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사실 이곳 간척지 농민 대부분의 경우 땅주인이 아니다. 농사가 잘될 때에는 소작료도 내고 이익도 낼 수 있었지만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이익은 고사하고 소작료 낼 형편도 못되는 것이다.

극심한 가뭄으로 부석면 간척지 논에서 벼 잎이 말라죽는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국에서는 예년보다 수확량이 20~4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의회 정광섭 의원(태안2)은 1일 열린 제282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B지구 전체 논 면적(3200㏊)으로 환산할 경우 최대 120억원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충남 서해안 지역인 아산, 당진, 서산, 태안, 홍성, 보령, 서천 등 7개 시·군은 바다를 흙으로 메워 농사짓는 간척지가 60~70%에 달한다”며 “농업용수가 부족한 B지구의 경우 가뭄 시 피해는 예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생육 후기로 갈수록 잎 마름 증상이 심해지는 양상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면적과 정도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B지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어려운 농민들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극심한 가뭄피해에 대해 이날 다른 농민은 “피해를 본 벼를 전량 수매하는 등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수질개선 모니터링과 재해 보험 적용 등을 충남도가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충남지역의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선 바닷물 담수화 사업 및 백제보와 보령댐을 잇는 관로 사업이 조속히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충남도의회 조길행 의원(공주2)은 1일 열린 제282회 임시회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충남도가 장기적이고, 슬기로운 가뭄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도는 장·단기적 관점에서 근본적이고 종합적이며 선제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것이 백제보와 보령댐 관로 사업의 조기 착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는 이와 관련 행정지원에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며 “제한급수와 가뭄에 따른 피해를 사전에 파악하고 비상급수 지원방안, 예산 지원의 경중 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 의원은 “장기적으로 대책 수립 역할을 수행할 협의체 구성 역시 시급하다”며 “대형 관정 개발과 칠갑호의 지방상수도 활용 등 물 자원 확보 대책을 조속히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바닷물의 담수화 사업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담수화 사업은 댐 다음으로 안정적인 물 확보가 가능하다. 공사 기간도 짧아 조기에 대량의 물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담수화 기술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다”라고 설명했다.

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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