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 서산시 인지면 화수1리 마을학교 '눈물의 졸업식'

 

지난 12일 오전 10시 20분 서산시 인지면 화수1리 마을학교에서 '눈물의 졸업식'이 개최됐다.

이날 이완섭시장, 이규선 인지면장, 최흥엽 화수1리 이장을 비롯한 정권영 노인회장, 안경선 부녀회장, 남민우 새마을지도자, 주민, 가족·친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마을학교 졸업생 윤선옥(여, 92세) 할머니 외 14명은 이완섭 시장으로부터 각각 졸업장을 받고 가족·친지로부터 축하 꽃다발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이번 졸업식은 지난 2011년 9월 문맹의 어르신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시작으로 4년 5개월 만에 영광의 졸업식을 갖게 되어 졸업생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과 함께 아쉬워했다.

졸업생 대표인 조재란(여, 79세) 할머니는 "한글공부를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흘러 졸업을 하게 되었네요. 그동안 선생님이 매주 월요일·목요일 날 오셔서 열과 정성을 다해 가르쳐 주시는데 저희들이 따라주지 못해 죄송할 때가 많았다"면서 "선생님이 아무리 설명을 해주셔도 저희들이 알아듣지 못할 때 늘 웃음으로 답을 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선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되어 이제는 이렇게 선생님께 편지도 쓸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 모두가 시장님과 선생님, 마을 총무님과 이장님의 덕분이라 생각하며 늘 고마운 맘을 잊지 않겠다"라는 답사로 참석한 주민과 가족·친지의 눈시울을 적셨다.

또 신옥란 문해강사는 "멋진 사각모와 가운을 입고 졸업을 맞이한 어르신들을 뵈며 축하의 말을 전한다면서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며 헤어짐이 아파 몇 날 며칠을 자다 깨며 날밤을 새웠는지 모른다"라며 "개강 이후 조재란 반장님은 교실의 분위기를 이끌었으며, 윤선옥 어르신은 92세의 연세인데도 불구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숙제를 해 오신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학생 일일이 열정에 관해 칭찬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린 시절 전쟁을 겪으며 학교는 생각도 못하고 젊은 날엔 자식들 가르치고 뒷바라지를 하느라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살아오신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오늘이 있는 것처럼, 늦게나마 공부해 졸업하게 된 어르신께 자랑스럽고 아름답다"고 응원했다.

이완섭 시장은 인사말에서 "어르신들이 4년5개월 동안 공부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다"면서 그동안 배운 한글실력으로 버스도 타고, 편지도 쓰고 못 다한 한을 푸시라고 전했다.

또한 이 시장은 "그동안 한글학교에서 배운 어르신들이 시장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 일일이 답장도 드리고 때론 어르신들의 편지글이 저의 눈시울을 적실 때가 많았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이규선 인지면장은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4년 5개월 동안 공부하시느라 수고가 많으셨다"라며 "배움은 끝이 없어 앞으로 중학교 과정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하면서 "오늘 졸업하시는 15명의 어르신이 더욱 건강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고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충남농어민신문 신정국 기자

 



▲ 윤선옥(92세) 최고령 졸업생

▲ 축사를 하고 있는 이완섭 서산시장

▲ 답사를 하고 있는 조재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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