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학교교육을 학부모들의 시선으로 보자면 교사들이 너무 행정적인 업무에 매달려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질 시간이 부족해 보인다.

실제로 공주지역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1년에 그 교사가 처리해야할 각종 행정 공문이 5천여 건에 달한다고 푸념했다. 이렇게 많은 행정일을 처리하다보니 정작 학생들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홍성지역 초등학교에서 돌봄전담사로 근무하는 한 교사의 경우 공식 근무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식사를 챙기는 등 학교에 남은 아이들을 돌보는 게 주 업무라고 한다. 하지만 쏟아지는 행정업무에 치여 25명이나 되는 아이들을 온전히 돌볼 수 없다고 말한다. 돌봄전담사를 하고 있긴 하나 행정업무 때문에 아이들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막중한 행정업무 부담으로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교육에 전념하기 어렵고, 행정직원의 업무 증가로 피로도 증가 및 갈등 유발 등의 문제가 발생해왔다는 것을 교육당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교육청에서는 학교업무정상화 종합 계획 시행 이후 공문서 생산 및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문개선 모니터단을 구성해 운영해서 매월 공문서 유통량을 분석하고 공유하면서 유통량을 줄여나갔다고 한다.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매주 수요일 교직원 회의를 금지하고, 30명 이상 회의는 평일 오후3시 이후 개최토록 했다. 부서별 업무경감을 위해서는 각종 경시대회와 정책사업을 축소하고, 목적사업비의 학교운영비 전환에 나섰다. 결재라인을 간소화하고 위임전결규정을 이행했으며 회의록과 가정통신문 작성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지방재정 문제로 올해 교무행정사의 신규 충원 및 역량강화 연수가 부족하고, 1인 행정실장 해소도 기존 99개교에서 71개교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학교 업무 정상화를 위해 아직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는 것인데 1인 행정실장 해소가 미진한 것은 교부금 산정 시 학생수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히 지난해 7월부터 충남에서 시행된 교직원 신바람 프로젝트 ‘학교업무정상화 종합 계획’ 추진 실적을 분석한 결과, 각종 경시대회가 71개에서 50개로, 연구학교 지정 역시 113개교에서 88개교로 줄어들고 공문서 유통량이 2014년 대비 5.6% 감소하는 등 교직원들의 행정업무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들이 종합감사를 위해 준비하는 수감자료가 크게 줄어 초등학교 57%, 중학교 61%, 고등학교 49%, 사립학교 58% 등 기존의 절반으로 간소화됐다. 3개 사업 32억 원의 목적사업비도 학교기본운영비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 정도의 개선으로는 학교현장의 공교육 문제점을 바로 잡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과감하게 행정위주의 공문을 걸러내고 교육통계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등 학교 현장의 불필요한 업무를 대폭 개선해서 오로지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열정을 쏟아내는 과감한 개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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