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추천해요] 서산 동문2동 ‘추억의 길’과 새롭게 바뀐 벽화길

 

어느 도시를 가든지 음침하고 낡은 분위기의 골목길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골목길 통행을 꺼리는데 우범지대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여성의 경우 통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서산 시내지역에도 이처럼 옛날부터 이어져온 아주 협소한 골목길이 여럿 존재한다. 그런데 지난 5일 독자의 제보를 받고 찾아간 골목길은 다른 분위기였다.

시청 앞 로터리에서 해미방향으로 30미터 정도 걸어가면 좌측에 잘 눈에 띄지 않는 협소한 골목길이 있다. 입구에는 작은 손글씨로 ‘추억의 길’이라고 쓰여 있는데 안쪽으로 조금 걸어 들어가면 6-70년대에 거리에서 놀던 아이들의 모습, 그때 주로 볼 수 있었던 옷을 입은 동무들, 교실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풍경들이 벽화그림으로 이어져 있었다.

일부러 이 추억의 길을 자주 지나다닌다는 신덕호씨는 “그전에는 지나다니기 꺼리던 골목이 이렇게 바뀌고 나서 매일 오가고 있다. 다른 골목길도 좀 더 의미 있는 곳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골목은 동문2동 주민센터가 도심 우범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벽화를 그려 넣은 곳이다. 벽화 그리기에는 주민센터 직원, 서산시자원봉사센터 직원, 대학생 벽화 봉사단 '키드유나이티드' 학생 등 70명이 참여했다.

삭막한 시멘트 담장은 1960-1970년대 어린이들의 놀이였던 딱지치기, 공기놀이, 비석치기 등을 표현한 형형색색의 벽화로 채워졌다.

 

= 단순했던 길거리가 의미 있는 소통의 장소로

예술적으로 새롭게 변신을 시도한 길거리가 또 있다. 그동안 흉물로 방치된 옹벽에 디자인을 가미한 부춘산 북부외곽도로이다.

부춘산 도시자연공원의 북부외곽도로 내 1구간 옹벽은 지역작가의 명품 작품 서산9경을 배경으로 페인트를 사용한 벽화그리기와 파타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서산시 관광명소의 아름다움을 추상성과 사실성 등 미술적 색체를 입혀 부춘산과 어우러지는 작품을 조화롭게 표현했다.

북부외곽도로 북쪽 삼일주택앞 2구간 옹벽은 ‘비상하는 서산, 팔봉산과 서산의 새’가 어우러지는 주제로 시민 뿐 만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서산을 알릴 수 있는 밝고 흥미롭게 디자인해 시민들에게 가보고 싶은 도심 속 관광명소로 탈바꿈시켰다.

인지면사무소 청사 담장에도 지역 특산물과 상징물을 표현한 벽화를 그려 눈길을 끌고 있다. 인지면은 주민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청사를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8일부터 3일간 벽화 그리기를 추진했다.

작업은 지역 문화예술 공간인 도비스쿨 강혜원 대표의 재능기부를 통해 진행됐고, 면사무소 직원을 비롯해 주민과 관내 학생 1백 명이 참여했다.

어두웠던 담장은 인지면의 특산물인 6쪽마늘과 생강을 비롯해 서산시 상징물, 철새 등을 그린 벽화로 새 단장됐다.

인지면은 벽화 주변에 정자와 벤치를 설치하고 화단을 정비해 주민들의 쉼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과 길거리가 의미 있는 장소로 변화하고 있다. 주민들의 소중한 휴식공간이자, 소통과 화합을 이뤄내는 공간이 되도록 점점 더 많은 골목이 바뀌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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