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탐방&인터뷰] 신문화공간으로 디자인 하다 – 한기웅 교수(내포디자인포럼 이사장)

 

운산면 여미리에 가면 시골이지만 웬지 시골스럽지 않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곳엔 예술이 있고 멋스러운 디자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은 사실 '여미리 신문화공간'으로 선정되어 지역 향토자원을 리모델링해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문화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됐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신문화공간 조성 사업은 전국 6개 지자체에서 추진 중이며 충남 도내에서는 운산 여미리가 유일하게 선정되어 2009년부터 정부와 충남도 예산 18억원 등 모두 28억원이 투입된 차원이 다른 마을이다.

여미리는 신문화공간 조성사업에 따라 지역 내 농업용 시설을 문화공간으로 발굴해 이를 이용한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들과 외지인의 소통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삶의 질을 높여 나가고 있다.

화려하게 변신한 마을에는 도자기체험과 세미나시설을 갖춘 생활문화센터,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디미방,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가 운영중에 있다.

 

= 마을의 변신, 어떻게 시작 됐나

<좋은이웃서산사랑위원회> 표은용 위원장의 추천으로 [이달의 좋은마을]로 선정된 이 아름다운 농촌마을에서 지난 14일 한기웅 교수(강원대 디자인학과)를 만나보았다. 그는 여미리마을을 디자인한 장본인으로 사단법인 내포디자인포럼 이사장으로 재임중이다.

한 교수는 처가인 이 마을에 19년 전 아담한 연구소를 지으면서 마을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그 당시 이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을을 발전시켜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약 10년 전 운산면사무소 회의실에서 각급 사회단체장과 강원대학교 학생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운산 여미리 타운디자인 품평회를 열면서 드디어 변화의 문을 열었다.

이는 강원대학교 디자인학과 인더스트리얼 전공의 졸업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는데 서울에서의 접근성,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을 볼 때 운산 여미리를 문화예술 중심지로 육성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농촌체험과 함께 문화예술도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농촌경제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목표에 따라 한기웅 교수와 학생들은 2008년 정부사업에 응모하여 사업추진을 현실화 했는데 2차 디자인 품평회는 경복궁역 갤러리에서 열려 강원대 졸업작품전에 출품하게 됐다.

이후 '여미리 신문화공간'으로 선정되어 지역 향토자원을 리모델링하고 전통문화를 보존하여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마을디자인이 성공한 것이다.

이 마을의 변신을 주도한 한기웅 교수는 “자치단체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마을문화와 접목해서 활성화 하려면 농업6차산업을 디자인과 접목해야 한다. 지금은 농촌디자인이 필요한 시대다.”라고 설명했다.

 

= 신문화공간으로 변신한 여미리, 어떤 모습인가

여미리마을에는 다른 마을에서는 볼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향토음식점인 '디미방'은 여미리만의 음식문화를 전승·보존하는 동시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지역 농산물로 만든 전통음식을 통해 외래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음식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삽주막걸리'와 '재래식 된장'은 잊혀져 가는 고향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대표브랜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마을 입구 도로변에 위치한 여미갤러리&카페는 차와 음악, 미술이 있는 곳이다. 10여 년간 운영이 중단된 채 방치되어 있던 마을 정미소를 리모델링해 갤러리와 카페로 재탄생됐다.

마을 주민들의 교육의 중심지였던 서당골에 세워진 '생활문화센터'는 지역 내 문화시설 확충으로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줄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는 문화·학습 공간이다.

사랑방 영화관에서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영화도 관람할 수 있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달맞이 동산 산책로를 마을의 이곳저곳을 걷다보면 여미리만의 차별화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작년에는 운산면 용장리가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에 선정되어 51억여 원의 지원금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충남에서 1등으로 뽑힌 이 마을 디자인에도 한기웅 교수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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