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문화원 이준호 원장

 

[인물&인터뷰] 서산문화원 이준호 원장, 문화에 대해 말하다

 

고운(孤雲) 최치원을 아는가. 그는 서산 최초의 태수로 당대 최고의 석학이라 알려지고 있다.

최근 서산에서는 최근 최치원을 비롯한 역사인물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산문화원에서 시민과 향토사학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운 최치원과 서산' 학술발표회가 열렸다.

기조강연으로 윤석효 한성대 명예교수가 최치원의 고유사상과 교육에 대해 발표했으며, 최치원의 생애 재고찰 등 재당활동과 관련해(최영성 한국전통문화대학 교수), 최치원의 저술과 그 가치(장일규 국민대 교수), 환서해안시대, 최치원과 서산의 역할(정영신 한서대 문학박사)등 3가지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학술발표회를 통해 최치원의 삶과 사상을 알아보고 수많은 저술들의 가치와 위상을 가늠할 수 있었다. 특히 최치원의 생몰연대에 대한 새로운 의견과 서산의 역할에 대해 모색해 보는 자리가 됐다.

이에 대해 서산문화원 이준호 원장은 "서산시는 고운 최치원 인문관광도시연합회의 일원으로 최치원 인문관광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며 "이번 학술발표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최치원의 가치와 의미를 전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본사에서 이준호 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취재팀의 질문에 대한 이 원장의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 ‘서산 역사 인물 현창’에 대한 생각은

= 서산에 역사인물이 많이 없다. 그동안 역사인물 발굴과 현창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타 지역에서는 역사인물이 굉장히 많은데 ‘우리 서산에는 없구나’ 싶어서 역사인물 현창에 중점을 많이 뒀었다.

특히, 양렬공 정인경 선생과 서산 초대 태수 최치원 등 이런 분들도 대단한 분들이기 때문에 현창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또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드신 류방택 선생은 세계적인 천문학자로서 대단한 분이다.

그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앞으로도 대단한 인물들이 현창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서산에 이렇게 훌륭하신 분들이 계신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

 

# 문화 분야 중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것은

= 문화원장이 되면서 우리 지역에 손을 대지 못했던 분야가 민속 분야다. 민속 분야 중에서도 무속은 ‘미신타파’ 운동의 영향으로 수천 년을 지켜오던 가정신앙이 무너지는 형편에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을 이기고 지켜온 무속인들이 서산에도 많이 있고, 이 분들이 민속문화보존회 서산시지회를 가지고 현재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분들을 통해서 무속을 관찰해보니 정말 이만한 문화가 없었고, ‘토속 신앙을 도외시 했구나’라는 생각으로 연구했고 책까지 만들게 됐다. ‘서산태안’하면 무속에서도 좌경을 중요시하여 앉아서 경문을 외우는 무속인데, 이중 정종호 씨는 경문도 상당한 경지에 이르고, 수차례 교수들의 검증을 통해 무형문화재에 등록되기도 했다. 문화재는 굉장히 희소해서 서산에게는 상당한 소득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모든 민속에 관한 행위들이 후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문화원에서는 CD와 비디오로 제작이 되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체계가 마련되어있다. 예를 들면 우리 동네에 ‘각시바위제’가 있었는데 도대체 이것을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고, 한다면 문화원에서 자료를 찾아 볼 수 있는 것이다. 4년에 걸쳐 문화원에서 완성을 시켰으며, 어떤 동네에서든 민속 문화에 대한 자료가 궁금하면 문화원에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 해미읍성역사축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성공적인 축제가 된 계기는

= 문화원에서 2000년도에 해미읍성역사체험축제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축제를 가져가서 운영을 하다가 해미 단체로 축제를 넘겨줬었다.

그러다가 2005년 충남도에서 평가가 나왔는데 체계도 없고 엉망이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시간이 많이 흘러 2012년 이완섭 서산시장님이 문화원에 해미읍성축제를 돌려주게 되면서 3년 후인 2015년 도내 1등, 문화관광부 지정축제로 올리게 됐다.

이것은 사실 전문성과 비전문성의 차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구든 열의가 있고 잘해보고 싶은 마음은 알겠으나, 문화원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은 쉽게 말해서 차원이 다르다. 지금은 어느 민속축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축제가 됐다.

 

# 서산시의 문화 예술에 대한 인식을 평가한다면

= 서산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전혀 없다. 서산은 600석인 공연장뿐이다. 인구 17만 넘는 도시에서 6만 명 인구에 해당하는 공연장을 쓰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600석은 4만 5천명 인구가 쓰는 것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적어도 2000~2500석을 가져야 한다.

문화 쪽에 투자를 전혀 안하는데 이것은 지자체에서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서산 시민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수준은 매우 높다고 평가 받고 있지만 공간이 너무 많이 부족하다. 시에서 이 점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문화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 서산문화원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 문화원이 획기적으로 올해 성취시키는 것이 영상미디어센터 건립이다. 전국 229개 문화원에서 처음으로 시작하고, 문화관광부에서 25억 원 예산을 받아 설립을 하게 됐다. 영상미디어센터는 그동안 제대로 된 시설이 없어서 흔히 말하는 스펙을 쌓을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라디오, 방송, 영화 제작, 영화 관람, 사진 스튜디오 등의 시설로 꿈을 심어주며, 실제로 꿈을 실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취미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고 행복을 느끼는 문화생활을 즐기는 공간을 만들려고 한다.

 

진행/ 서해안신문 류병욱 대표

취재/ 서산공동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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