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문제를 논하다] 남성보다 더 많은 여성 농업인들, 고민을 털어놓다

 

바쁜 수확철을 맞아 영농현장에서는 여성농업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지난 20일 서산시 고북면 김효순 씨 농가에서는 트랙터를 이용해서 농사일이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이 농가처럼 여성 농업인들의 활약이 큰 힘이 되는 농가가 많지만 문제는 농기계를 다루거나 농산물을 나르는 업무가 건장한 남자가 해내기에도 중노동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효순 씨는 “모든 농사가 아직은 남자들 기준에 맞춰져 있어서 농기계를 작동하고 기구를 사용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 우리 마을만 해도 젊은 남성이 거의 없어서 여성들도 잘 이용할 수 있는 농기계가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금 농촌은 고령화는 물론 공동화 현상으로 여성농업인이 다루기 쉬운 소형농기계가 절실할 때이다.

당국에 따르면 2015년 현재 서산시 농업인 수는 33,77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중 남성은 16,492명, 여성은 17,286명으로 전체 농업인수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서산시의 농기계 구입 시 수요조사 방법을 볼 때 관내 농업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51%를 차지하는 여성농업인에 대한 수요조사는 전혀 실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역고용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농기계에 대한 성별 영향분석 평가 결과 여성농업인들은 여성친화형 농기계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며 현장의 여성농업인을 대상으로 농기계 수요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 실제 농촌의 현실과 문제는

올해 서산 농촌의 경우 임대용 농기계 기종별 구입현황에서 조성기, 쟁기, 탈곡기계 외 11개를 구입했지만 이중 여성농기계 구입은 하나도 없었다. 농업인 고령화에 특히 여성 농업인의 고령화 비율이 높아가는 시점에서 현실에 발맞춘 행정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서산시의회 이연희 의원은 “여성 농업인 증가에 따라 수요조사를 반드시 실시하고 실제로 필요로 하는 여성친화형 농기계가 구입될 수 있도록 현실성 행정을 펼쳐 주실 것을 당부한다. 또한 12명으로 구성된 농업기계임대 사업 심의위원회에 여성농업인은 물론 여성농업인단체 관계자가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의무화해 줄 것을 당부한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농촌현장에서는 농업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조차 여성농업인들에게 중요한 정책이 어디서 어떻게 시행되는지 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하소연 한다. 농가경영체 등록, 농가도우미 제도, 마을공동체 기업 등 여성농업인들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이런 정책들은 여성농업인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여성농업인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성농업인 정책을 추진·전달·집행할 전담부서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농업인의 삶과 관련된 정책을 모아서 ‘꾸러미’로 만들어 이 정책을 추진하고 전달하고 집행할 전담부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충남여성포럼이 도청 대회의실에서 ‘여성을 특화한 3농혁신 사업 활성화’를 주제로 연 제59차 세미나를 개최에서도 같은 문제가 논의됐다.

이날 종합토론에서는 김지숙 부여 여성농업인회 사무국장, 박종숙 한여농 충남연합회 회장, 심후석 도 농업정책과 팀장이 패널로 참여해 여성농업인이 주체가 되는 3농혁신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토론에서는 도내 농업 종사 인구 중 여성 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농업 경영주 비율은 17.5%에 그치고 있는 현실로 볼 때 여성 농업인이 농업정책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농업현장 실태조사를 통해 정책 제안 기회를 여성농업인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실효성 있는 성별영향분석평가를 통해 남성과 여성 농민 모두에게 정책의 효과가 골고루 주어질 수 있도록 예산을 반영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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