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 삼길포 폐수누출 현장

 

[사건사고 심층취재] 서산시 대산읍 심길포 지하 배관 터져 산업폐수 누출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로 꼽히는 대산석유화학단지는 2000년대 이후 대중국 수출 급성장의 원동력이었으며, 현재 70여개 기업 1만5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민간산업단지다.

국가산업단지가 아니기에 이곳에서는 안전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으며 주민들의 걱정이 심각하다. 특히 대산단지는 독성물질 누출, 화재, 폭발, 수송과 운송과정에서 대형사고의 잠재성을 지니고 있으며, 단지주변 주민들은 생활불편, 건강피해, 환경오염에 상시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4일 오후 1시30분경 서산시 대산읍 삼길포 대호방조제의 담수를 엘지화학에 공업용수로 쓰기 위하여 연결된 배관이 터졌다.

누수현상 때문에 보수공사를 하던 중 성연산단에서 나오는 산업폐기물이 대산읍 운산리를 거쳐 화곡간척지를 통과하여 대죽폐기물종합처리장까지 연결된 지하 배관을 터트린 것이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흘러나오는 악취로 두통을 호소했으며, 2시간이 넘는 작업으로 겨우 정화조를 청소하는 탱크로리 1대가 와서 흡입했으며 이후 4~5대 정도는 더 흡입해야 했다.

이 지역은 삼길포 앞 바다를 매립한 간척지의 곡창지역으로 산업 폐기물이 유출되면 많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공사하기 전 엄청난 반대를 했지만 업체와 서산시가 협의 하에 공사가 완료됐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서산시의 피해보상과 사후대책을 요구하면서도 늘 대형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 환경오염물질 유출 시 대책 없었나

이와 관련 당국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대책을 마련했었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화학물질 등이 유출될 경우, 이를 인근 마을 주민에게 신속히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됐었는데 충남도는 작년 2월10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서산시, 대산단지 인근 주민 대표, 현대오일뱅크㈜ 등 4개사와 함께 ‘무선방송시스템 설치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무선방송시스템은 대산단지에서 환경오염 또는 화학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근 주민들에게 사고 내용을 신속히 전파해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마을별 메인시스템과 세대 단말기를 대산단지 인근 대산읍 화곡리, 대죽리, 독곶리 마을 920가구에 설치했다.

이 시스템은 특히 대산단지 주변 환경 안전망 구축을 위해 주민과 기업,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2012년 12월 첫 발을 뗀 ‘대산지역 환경협의회’가 주민 건의를 받아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랐다.

그런데 이번 공업용수 유출 사고 때에 이러한 선달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았던 점이 드러났다.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되어 주민 피해가 심각해진 것이다.

이와 관련 충남연구원 이민정 초빙책임연구원은 “대산단지는 국가산단인 여수, 울산과는 달리 개별공단인 관계로 국가 지원(SOC 조성 및 녹지사업 등)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입주기업과 지역민의 상대적 박탈감을 초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형편이 좋지 않은 지자체가 해결하도록 두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사 위험시설인 발전소 주변지역은 ‘발전소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에 의해 매년 지원금을 받고 있고, 충남의 경우 화력발전소에 대해 2014년부터 지역자원시설세 특정자원분을 과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산단지의 에너지 정제와 저장시설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특정자원분 과세, 위험시설물 주변지역 지원제도 도입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 배관파손 수리완료한 배관 부분





▲ 폐수 누출현장 주위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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