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충남지역 농협들에 의하면 정부의 신곡 초과 물량 격리조치에도 불구하고 산지 쌀값은 계속 하락해서 80kg당 13만 1800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시장에 남아 있는 구곡 격리 조치를 하루 속히 시행하라는 농민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정부는 수확기 쌀값 지지를 위해 2015년산 민간 보유 구곡 1만 4000톤을 지난 12일에 추가 격리했고, 신곡은 25만 톤을 연내에 시장격리하고 내달 최종작황에 따라 필요시 추가 격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장에 구곡 물량이 남아 있어 쌀값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특히, 충남의 경우 아직도 구곡 물량이 시장에서 돌아다니고 있어 이 물량을 정리하기 위해 싼 가격에 물량을 투매하고 있어 당분간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쌀 재고량 때문에 충남지역 농협들도 골치를 앓고 있다. 올해 전국적으로 175만t이나 창고에 묵고 있는데 올해 30여 만t이 더 사들인다면 모두 200만t을 넘어 적정 비축량 70~80만t의 3배로 불어나게 된다.

이에 따라 비축 쌀의 관리비용만도 해마다 5000~6000억 원이 쓰여지고 있는데 이 때문에 쌀농사와 관련해 투입하는 재정지출이 3조 원이 훨씬 넘는 혈세가 빠져가고 있다.

그런데 더욱 문제 되는 것은 쌀 생산량이 감소하는데도 쌀값이 폭락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충청지방통계청의 '2016년 충청지역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충청지역에서는 101만2000t의 쌀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04만9000t보다 3.6% 감소한 것이다. 충남이 77만9000t으로 가장 많은데 논벼 재배면적도 감소했는데 전국에서 재배면적 감소가 가장 컸다.

이처럼 충남지역의 전체 쌀 생산량은 줄었지만 해마다 늘어난 재고 탓에 쌀값 폭락이 현실화되고 있어 우려된다.

거기에다 충남 지역 농민들의 경우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의 경우 우선지급금을 주고 산물로 벼를 사들이는 벼 매입 가격이 전국 최저라서 더욱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산물 벼 농협 미곡처리장 수매는 벼 값을 자체 결정해 일부를 우선 지급하고 나중에 시장 상황을 반영한 가격이 최종 결정되면 그 차액을 추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농협의 우선 지급 벼 매입가는 시장가격의 잣대가 돼 가격이 낮을 경우 산지 벼값과 쌀값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농협은 매년 우선 지급금을 최종 예상 가격의 90% 선으로 결정해 왔다.

충남 지역농협들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농민들 때문에 사는 농협이 벼 매입가격을 전국 최저로 실행한다면 이는 크게 잘못하는 행위이다. 지금이야말로 경영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진짜 주인이라는 농민들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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