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야우 박영춘 시인

해님이 무어라고 했는지 아는가

해돋이에 나 향해 몰려오지 말고

해넘이에 나 향해 모여들지 말고

그대 가슴에 작은 등불하나

잘 지켜 잘 밝혀

뜨겁게 밝게 살아가라 했지 않소

 

 

달님이 무어라고 했는지 아는가

내가 밝다 날뛰지 말고

내가 어둡다 실망하지 말고

꽃이 핀다 좋아하지 말고

꽃이 진다 슬퍼하지 말고

묵묵히 살아가라 했지 않소

 

 

별님이 무어라고 했는지 아는가

깜박깜박 깜박이지만 말고

반딧불처럼 움직이며

어둠속에서도 노력을 잊지 말고

네 힘으로 길을 찾아라 했지 않소

 

 

하느님이 무어라고 했는지 아는가

나만 믿지 말고

나만 의지하지 말고

하늘의 순리에 따라

그대 힘으로 살아가라 했지 않소

 

 

앵무새가 무어라고 했는지 아는가

하늘만 믿지 말고

땅만 믿지 말고

자연의 이치에 따라

묵묵히 살아가라 설법하지 않았소

끈에 끌려 거미줄에 얽매이지 말고

빛의 길 찾아가라 야단법석하지 않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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