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열전] 서산 6경이었던 ‘연당세우(蓮塘細雨)[연당에 내리는 비]’

 

서산지역에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빼어난 8경이 있다. 예전의 서산8경은 우리 조상들이 1927년부터 지정하여 서산의 멋과 풍류로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현재 서산시청 앞 바닥분수대공원에는 그 유래를 알 수 있을 표지석(사진)이 세워져 있는데 제6경을 설명하는 ‘연당(蓮堂)’으로 설명하고 있다.

조선조 선조 3년(서기 1576년)에 이봉이란 군수가 당을 세우고 지은 이름인데 이곳에는 예부터 연못이 있으되 자연히 퇴적되어 메워져서 풀만 무성한 지라 연못의 크기는 폭 30척, 길이 70척으로 수축하였다는 것이다.

이곳에 蓮(연)을 심고 연못 위에 당(堂)을 지어서 연당이란 현판을 붙였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이번 호에서 소개할 것은 제6경인 ‘연당세우(蓮塘細雨)[연당에 내리는 비]’이다.

호산록에는 ‘조그마한 연못물에 연꽃을 심어 떠있는 잎마다 참신하여 둥굴둥굴하구나. 보슬비에 쫓을 보는 흥취에 흐뭇한데 울연하면서 속세에 때 묻지 않음이 천금보다 구나’라고 소개하고 있다.

‘연당’이란 두 글자로 액자를 걸고 손님이 찾아 올 때에 창문을 열면 바람을 따라 향기가 들어오므로 집안에 향기가 가득하여 의복이 모두 습기에 젖은 것 같았다고 전해진다.

때로는 노을이 일어나는 아침과 달이 뜨는 저녁이면 흰 황새와 시내에 청동오리와 들판의 고니 떼는 밖으로부터 날아와 연못에서 혹은 날개 죽지와 발을 놀리며 고기를 엿보고 혹은 물 위에 떠서 헤엄도 치고 혹은 푸른 연을 따라서 있기도 한데 눈빛 같은 날개 죽지와 채색이 아롱진 터럭은 연잎 사이에서 더욱 곱고 찬란했다. 술 한 잔 마시며 맑은 취미로 관상하매 스스로 풍진 세상의 생각이 없게 된다고 전해진다.

​모래가 밀려 들었다는 것은 물길이 연결되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서산읍성 내에 물길이 들어오는 곳은 서산시립도서관 및 서산시문화회관 쪽과 서산교육지원청 및 서광사 쪽에서 흐르는 물길이다. 서산시청 후문 양평해장국 길 건너에서 합류하여 지금은 복개한 양유정 방향으로 흘렀다. 그 물길 일부를 서산읍성 안으로 인위적으로 물길을 돌린 것으로 인위적으로 연지를 조성하였으며 그 옆에 연당을 건축한 것이다.

 

 

= 서산8경은 무엇이었나

 

제1경 부춘초적(富春樵笛)[부춘산 나무꾼의 피리 소리],

- 부춘산 아래 민가의 오연(午烟)이 걷히고 나무꾼의 피리소리는 이어져 늦가을을 보내는데 여운이 수목사이에 흩어져 가고 청풍과 명월은 함께 흥을 돋구는 구나.

 

제2경 명림표향(明林漂響)[명림산 골짜기의 빨래 소리]

- 해가 기우는 명림 속에 비가 개였는데 아낙네의 빨래소리와 물소리가 맑고나 행여 음탕하고 사악함이 세상에 충만할까봐 천가닥이나 되는 탁한 풍진을 맑은 세정으로 바꿔놓는 구나.

 

제3경 도비낙하(島飛落霞)[도비산의 저녁노을]

- 뾰족한 도비산이 저녁노을과 어울어지니 樓(누)와도 같고 閣(각)과도 같으며 꽃봉오리와도 같은데 하늘이 우리들의 쓸쓸함을 불쌍히 여겨 신선도 한폭을 남겨 자랑하는 구나.

 

제4경 상령제월(象嶺霽月)[상왕산의 비 개인 달]

- 장마비가 막 개고 달이 산등성이에 올라오니 물소리와 산색이 저절로 시원하구나 영롱한 서기가 세상의 더러움을 묻지 않아 백발의 머리를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니 의미가 심장하도다.

 

제5경 선암모종(仙唵暮鍾)[삼선암의 저녁 종소리]

- 三仙庵에 해가 저물어 곧 범종을 울리니 소리가 길고 짧고 노래를 이루어 달과 함께 봄을 어울리는데 아무 의무가 없다고 함부로 말하지 말라 한가로운 근심이 다하는 곳은 저 이어진 봉우리뿐이로다.

 

제6경 연당세우(蓮塘細雨)[연당에 내리는 비]

- 조그마한 연못물에 연꽃을 심어 떠있는 잎마다 참신하여 둥굴둥굴하구나 보슬비에 쫓을 보는 흥취에 흐뭇한데 울연하면서 속세에 때 묻지 않음이 천금보다 낫구나.

 

제7경 덕포귀범(德浦歸帆)[덕지천 포구에 돌아오는 배]

- 덕지 내의 개울이 쉬지않고 흘러 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어 하늘을 닿았다네 꼬불꼬불 하면서도 여유가 있으며 돛에 청풍을 싣고 육주를 돌아오는 구나.

 

제8경 양유쇄연(楊柳鎖烟)[양유정의 자욱한 연기]

- 높고 높은 나무 끝이 하늘에 닿을 것 같고 백년 넘은 풍상을 겪었는데 영고와 성쇠를 자연에 맡겼으니 새순에 푸르게 물 드리는 것도 부처님의 원황에 따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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