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배워서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뒀던 응어리진 마음이 이번에 풀리게 돼 더 이상 원이 없을 거 같아요.”

대산읍 운산1리 마을학교에서 최고령자로 꼽히는 한상렬(89세)씨의 말이다. 한씨는 일제강점기와 6·25사변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업에 매달린 나머지 배움의 기회를 송두리 채 잃어버린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3월 개강한 운산1리 마을학교에서 한글 등을 배우게 됐다. 물론 고령의 나이에 공부가 쉽지만은 않았지만 복습과 예습을 하루도 빼놓지 않으며 늦깎이 공부에 전념했다.

이러한 노력은 점차 까막눈을 벗어나며 배움의 행복과 보람을 느끼게 해줬고 결국 한씨는 4년 10개월 만에 개최된 마을학교 졸업식의 한가운데 서게 됐다.

이밖에도 운산1리 마을학교에서는 한씨를 비롯해 9명의 어르신들이 이날 영광스러운 졸업모를 쓰게 됐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배움에 대한 갈망에 부응하기 위해 마을학교를 지속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며 “문해로 인해 불편을 겪는 시민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농어민신문 이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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