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한국문인협회 서산지부 사무국장 최 병 부

지난 20일은 우수(雨水).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날이다. 우수는 눈이 비로내리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된다는 뜻으로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트는 때를 말한다.

언 강물이 녹으면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도 함께 녹아 흐를 것이다. 단 하루만이라도 좋은 생각만 하고 살자는 『당진사랑 산악회』에 고문으로 있는 나는 회원들과 서산 팔봉산에 올라 건강도 챙기고, 시산제도 지내자는 의견에 따라 우리는 아침 8시에 팔봉면 어송리 주차장으로 모였다.

팔봉산(八峰山)은 충남 서산시 팔봉면 어송리에 있다. 8개의 봉우리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나 실제 등산을 하다 보면 8개의 봉우리를 모두 찾기는 쉽지 않다. 원래 봉우리는 9개였다고 한다. 그런데 가장 작은 봉우리를 제외했는데 자신을 제외하고 팔봉이란 이름을 지었다 하여 매년 12월 말이면 제일 작은 봉우리가 울음을 운다는 재미있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팔봉산이란 명칭이 처음 나오는 문헌은 광해군 11년의 호산록이다. 팔봉산은 한국 명산 100위 안에 드는 명산이다.

어송리 주차장에서는 처음으로 팔봉산을 오르니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여덟 개의 봉우리가 올망졸망 이어지며 서해의 갯마을을 포근히 감싸고 있는 팔봉산은 362m 의 낮은 산이지만 아기자기한 암릉과 조망이 일품이다.

규모가 작은 산으로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하늘과 바다 사이에 놓인 여덟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어 낸다하여 서산 9경중 제 4경으로 꼽힌다. 산의 형세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팔봉면 어송리, 양길리, 금학리의 3개 마을에 접하여 솟아 있으며, 인근 9개 마을을 품에 안은 듯 솟아 있다. 팔봉산도 금북정맥의 하나다.

맨 먼저 8봉에 오르자 문어처럼 생긴 해안국립공원인 태안반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주변의 정취가 한 폭의 그림처럼 보였다. 팔봉산의 한 봉우리를 통과 할 때마다 아슬아슬한 스릴을 맛볼 수 있으며 각 봉우리 위에는 서해의 시원한 조망이 펼쳐져 있었다. 산행은 뭐니 뭐니 해도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서산일대의 바다와 섬들의 조망이다.

8봉 중 가장 높은 곳은 3봉으로 산세가 수려하며 맑은 공기와 탁트인 산세가 절경이며, 마치 파노라마가 펼쳐진 암릉 구간 이었다.

8봉에서 7봉으로 가는 길은 숲이 울창한데다 급경사 바위길 이어서 약간 위험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8봉에서 제 7,6,5,4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 따라 가면 정상인 3봉에 다다르게 된다.

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되어있고 아래로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는 정상에서 회원들과 오이와 초콜렛을 먹으며 조망이 좋은 이곳에서 태안반도의 풍광을 한 눈에 감상했다. 이 구간은 비록 작은 산이지만 아기자기한 암릉을 오르내리다보면 수석처럼 험난한 바위의 조화에 넋을 잃고,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예전에는 위험도 많이 따랐지만 지금은 서산시에서 위험한 곳에 철계단을 설치해 놓아 남녀노소는 물론 가족 산행도 가능하도록 해놓았다. 그래도 고도가 높아질수록 전망은 좋으나 위험에도 유의해야 했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세상! 백만장자가 부럽지 않다. 다가오는 주말, 가족과 혹은 삼삼오오 이웃들과 팔봉산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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