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협회논단] 서영태 (사)전국지역신문협회 충남회장

 

지난 18일 당진시 석문면사무소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뜨거운 언쟁이 벌어졌다.

이 마을에서 1급 발암물질인 비소와 크롬이 각각 2배, 24배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실무자가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6일 당진시가 석문면사무소에서 주민대표들에게 배포한 '석문통정지구 지구단위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관련 대기유해성' 자료에서 밝혀졌다.

당진시가 용역사를 고용해 지난 2월 중 3일 동안 통정리 내에 위치한 석문면사무소와 주택단지 2곳에서 대기유해물질 측정을 실시한 결과 두 지점에서 법적 기준치 이상의 6가크롬과 비소가 검출된 것이다.

비소와 6가크롬은 모두 WHO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비소는 피부암과 폐암 발병의 원인이 되며, 6가크롬은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3가크롬과는 달리 주로 산업공정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폐암, 원발성 기관지암, 비강암, 부비동암 등을 유발한다. 특히 크롬화합물로 인한 폐암은 대부분 20년의 잠복기를 거치게 된다. 이외에도 접촉성피부염, 만성기관지염 등의 질병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 당진시가 석문면 통정리 일원에 기준치를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주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지난 6일 석문면사무소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산자부의 에코파워발전 승인 가결, 통정리 일원에 지난 2013년도부터 추진해온 도시관리계획 추진 지연에 대한 사유를 설명하면서 6가 크롬 등 발암물질 검출에 대해 공개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가 이미 8개월 전부터 이를 인지했다는 점이다. 시는 지난해 9월 금강유역환경청을 통해 통정리 일원의 대기에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시는 또 지난해 12월 금강유역환경청의 회신내용을 검증하겠다는 이유로 시민들에게 사실을 숨긴 채 자체 용역평가를 통해 6가 크롬 등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결과를 뒤늦게 공개한 것이다.

그동안 민선6기 시민과의 소통과 행복을 최우선 시정 과제로 삼은 당진시는 일정 인원이 모이면 직접 찾아간다는 점에서 배달강좌제와 유사한 ‘찾아가는 시정설명회’를 도입해 행정의 투명성을 강화해왔다.

작년에는 첫 해임에도 총33회, 1935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찾아가는 시정설명회는 매년 초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순방과 달리 지역현안에서부터 주요 시정까지 필요로 하는 분야와 내용을 선택해 시청 방문 없이도 담당부서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현장중심의 발품행정처럼 시민들은 더 쉽고 편리한 행정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1급 발암물질인 비소와 크롬이 각각 2배, 24배 기준치를 초과한 결과를 장기간 숨긴 사실은 신뢰를 한 번에 무너지게 한 불투명행정이었다.

앞으로 당국은 분노한 주민들의 말을 현장에서 잘 경청하여 앞으로는 중요한 행정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과 소통하여 신뢰를 쌓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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