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영춘시인(야우)

잠시 내가 너를 떠남은

의 갈린 형제끼리의 싸움

피비린내가 싫기 때문이었다

잠시 내가 너를 떠남은

오랜만에 만난 광명

총칼로 찢어발겨

방공호에 처박음

차마 눈뜨고 보기 싫어서였다

잠시 내가 너를 떠남은

고인돌 안에 엿가락 늘어지고

얼음장 풀려

연어가 새끼를 낳으러 오면

그때 너를 다시 찾으리라 믿었다

잠시 내가 너를 떠남은

허리 띠 풀어 내동댕이치고

자유와 평화가 살 비벼대며

얼싸안고 포옹할 때

내 너를 다시 반기기 위함이었다

내가 너를 다시 만나지 못함은

피비린내가 아직 가시지 않음이다

얼음장이 아직 녹지 않음이다

아직도 철조망이 녹슬지 않음이다

아버진 평화스런 날 기다리다 지쳐

고향에 못 가시고 눈을 감았다

나는 내가 태어난 자리에서

눈을 감고 싶은데

그날은 묘연하기만 하다

잠시가 아주 영원이 되려나 보다.

저작권자 © 충남인터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