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병부 석남동주민자치위원장

며칠 전, 당진군청 근무시절 나를 무척 아껴 주시던 지인이 70세도 못 되어 갑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지인을 추억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지인은 항상 나를 만나면 “못 먹어서 걸린 병은 고칠 수 있으나, 잘 먹어서 걸린 병은 고치지 못한다.”시면서 유독 삼겹살을 좋아하는 나를 무척이나 걱정하셨습니다. 그리고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행복의 기본은 건강”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하며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금은 불로 시험되고, 우정은 곤경에서 시험된다.“고 하시면서 원활한 인과관계를 강조 하셨습니다.

 

청년연합회를 창립하고, 아동센터 후원회를 조직하는가 하면 끝없이 도전하며 앞만 보고 열심히 살아 온 지인이 어릴 적 대덕산에 올라 나무를 해다가 밥을 지어 먹었다던 그 곳에 한줌의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한 삽의 흙을 덮고 장지를 떠나 올 때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몇 번이나 뒤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는지 모릅니다. 사람이라면 다 가야하는 그 마지막 길에서 누군가를 그리워하지도, 염려하지도 않은 채 그냥 돌아서서 가는 죽음 앞에 인생무상의 말로를 읽을 수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죽을 때를 정확히 알고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겠지요. 남은 시간을 알고 있으면서 어찌 자신의 모든 열정과 정성을 다해 살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다만, 도착지의 시간을 몰라 불안함에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간이역에서 망설임으로 정차하기도 합니다. 인간에게 한정된 생명이 있다는 건 더 이상 거만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마지막 선물인지도 모릅니다.

지인 살아생전에 늘상 읊으시던 시를 적어봅니다.

『청산은 나를 보고 / 말없이 살라하고 / 창공은 나를 보고 / 티 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 성냄도 벗어 놓고 / 물같이 바람같이 / 살다가 가라하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천하에 범사가 기한이 있고, 모든 목적이 이룰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도 있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도 열심히 일하던 개미가 그저 길 가던 한사람의 발에 밟혀 생을 마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러니 삶에 순응하며, 너무 욕심을 부리거나 다투거나 아등바등거리며 살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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