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춘 시인

길 위에는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할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물을 길어다 팔아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길 위에는

뛰어놀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

부모가 없어

막대기를 주워다 팔아야

동생들과

먹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길 위의 인생

그대는 무엇이 부족하여

공부하지 아니 하는가

그대는 무엇이 부족하여

일하지 아니 하는가

 

길 위의 인생

그대는 왜

무엇 때문에 뒤틀려 사는가

그대는 왜

무엇 때문에 무덤을 파는가

 

물 길어 막대기 주워

살려고 애쓰는 아이를 생각하니

쓸모없이 남아도는 피

버리는 음식 버리는 옷

아픈 아이에게 입혀주고 싶으오

배고픈 아이에게 먹여주고 싶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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