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춘 시인

하루 두 번 뭍이 되었다 섬이 되었다

모습을 바꾸며

가로림만 안창을 떠나지 못하는 웅도

잠수교 건너서서 설핏 손짓하면

어서와유 히죽이 반겨주는 곰섬

 

누가 나를 웅도라 부르는가

누가 나를 곰섬이라 부르는가

 

해돋이 구경나온 큰 산에 사는 아기 곰

구진장벌 비린내 유혹에 이끌려

저자마당 어슬렁거리다 쫓겨

겅중겅중 도망치다

멈춘 채 굳어버려 섬이 되었는가

아무튼 웅도는 곰처럼 생겼다

섬마을 뒷산에는

신석기시대 조개껍데기 패총이

다복솔 밑에서 웅도평화를 기원한다

 

웅도사람들은 곰처럼 묵직 듬직하다

그래서 그런지 재주꾼이 많다

출세하여 뭍으로 많이 나갔다

판검사가 되어 대처로 많이 떠났다

웅도의 풍수지리를 읽어보면

훗날 웅도에서 대통령이 난다했다

 

웅도, 웅도, 웅도, 곰섬, 곰섬, 곰섬

세발낙지 만세, 우럭 만세, 키조개 만세

곰 만세, 섬나라 만세, 웅도아리랑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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