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영춘
그리운 그해겨울 한낮
세상은 어둑어둑
햇빛 뒤덮은 훈훈한 구름
햇살 안고 내려오다
하늘 중간쯤 허공에서
함박눈꽃 피웠다
나비같이 소녀는 팔랑거렸다
강아지처럼 소년은 팔짝거렸다
나비들 잔치마당
함박눈이 꽃처럼 내려오던 날
꿈만큼 날아오는 목화꽃송이
아홉 살 소년잔등 후끈후끈
할아버지마음처럼 따스했다
은하세계 둘만의 세상
소녀손가락 달콤 따스했다
하얀 세상 숫눈위에
발자국 찍어 추억 겹쳐놓았다
모든 걸 하얗게 잊었다
내일은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함박눈이 그저 그렇게 반가웠다
소녀눈빛이 그저 그렇게 즐거웠다
함박눈꽃 나비같이 춤추던 날
소녀를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사랑을 볼 수 있어 흐뭇했다
함박눈꽃 피고지고
오랜 세월 흐른 침묵의 오늘
따스한 목화꽃송이
추억위에 무던히도 내려쌓는데
빛나는 눈동자 보이지 않네
따스한 손가락 잡히지 않네
겹친 추억 더 많이 찍어놓고 싶은데
이분임 기자
bun2590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