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영춘 시인(야우)

길바닥위에

허공에

이글이글

꽃이 핍니다

 

빛깔도 없이

향기도 없이

화끈화끈

불꽃이 핍니다

 

길바닥 불사르고

바람 불지르고

허공마저 불태우는 무더위

부잣집지붕에서도

가난한집마당에서도

상록수그늘에서도 이릉이릉

막무가내로 불꽃을 피웁니다

 

희망도 없이

즐거움도 없이

땡볕에서 지글지글

허무맹랑한 불꽃을 피웁니다

 

이 불꽃 꺾일 줄 모릅니다

이 불꽃 시들 줄 모릅니다

이 불꽃의 뜨거움

창조의 파멸인가요

혁신의 시련인가요

아님

불볕시위인가요 땡볕축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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